[한나절 코스 도심명소] 서울 단풍 낙엽의 거리

‘바스락’ 낭만을 밟아봐

	▲ 종로구 삼청동길.

북한산에서부터 지난주 시작된 서울의 단풍은 이달 말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맘때면 각 자치구의 추천을 받아 단풍낙엽거리를 발표해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50개소의 ‘단풍낙엽거리’와 6개의 ‘열매거리’를 발표했다. 서울시는 이 가을 동안 단풍낙엽거리로 선정된 노선에 한해 낙엽을 쓸지 않고 자연 상태로 둘 예정이라고 한다. 시민들이 낙엽을 밟으며 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서울시 발표 때마다 매번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들이 있다. 삼청동길, 덕수궁길, 능동로, 소월로, 위례성길 등이 바로 그곳이다. 서울을 대표하는 고전적인 단풍낙엽 명소들이다.

경복궁에서 청와대 진입로까지 1km 남짓 이어지는 삼청동길은 은행나무와 벚나무의 단풍이 아름답다. ‘경복궁 미술관의 거리’로도 불리는데 아트선재, 학고제미술관, 금호갤러리 등 미술관들이 곳곳에 있어 문화의 향기가 단풍과 함께 풍요로운 거리다.

	▲ 송파구 위례성길.

덕수궁길이야 더 말할 나위 없는 연인들의 산책로. 시청 방향 덕수궁에서부터 정동까지 돌담길을 따라 걷는 운치가 좋다. 이 길에는 은행나무가 가득이지만 중간쯤 자리한 시립미술관에는 붉은 단풍이 절정이다. 곳곳에 마련된 벤치에 앉아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 좋은 길이다.

능동로는 어린이대공원, 세종대학교와 접하고 한강 뚝섬유원지와 연결된 지역. 도로의 대부분이 ‘걷고 싶은 거리’ 조성 구간으로 지정될 만큼 가로수들의 낙엽이 참 좋다. 버즘나무 낙엽이 쌓인 보도를 걷다보면 기분이 푸근해진다. 근처에는 성동교에서 군자교까지 3.2km에 이르는 송정제방이 있는데 이곳 또한 낙엽명소로 지정됐다.

드라이브를 하고 싶다면 소월로가 좋다. 힐튼호텔에서 하얏트호텔까지 2.8km 구간의 은행나무단풍이 곱다. 특히 힐튼호텔에서부터 후암약수터 방향으로의 드라이브가 더 좋다.

위례성길은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에서 오금동 초입까지 2.7km 구간. 널찍한 보도를 따라 걸어도 좋고 시원스레 뻗은 도로를 이용해 드라이브를 하는 것도 좋다. 왼쪽으로 보이는 몽촌토성의 능선이 부드럽다.

이들 명소가 기존의 명성을 이어가는 곳이라면 새로 뜨는 곳들도 있다. 하늘공원 억새밭길, 남산공원 남측순환도로, 서울숲, 청계천로 등이 대표적인 곳이다.

	▲ 덕수궁 돌담길

남산공원 남측순환도로는 차량을 통제하면서 새로운 산책코스로 떠올랐다. 벚나무와 단풍나무가 어우러진 이곳에서 북측순환도로와 함께 보행자전용도로를 이용해 단풍을 즐길 수 있다.

올해는 특히 청계천 복원과 서울숲 조성 등 서울의 자연이 더욱 풍성해진 한 해다. 청계천의 이팝나무 거리가 생겨 단풍 버금가는 야경명소로 거듭났고, 서울숲 느티나무·은행나무 거리 또한 단풍이 곱다.

가을의 풍성함을 맛보고 싶다면 목동교에서 장안교까지 이어지는 중랑천제방이나 낙성대입구에서 서울대후문까지 연결된 낙성대길 등을 찾아가 보는 것도 좋겠다. 도심 속에서 감나무를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구간이다.

문의: 서울특별시 푸른도시국 조경과(http://greencity.seoul.go.kr/) 02-3707-9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