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대구경북 상생 길…40년 행정·경제통 “추진력 인정받아”
김재수 자유한국당 예비후보가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김재수 캠프
[대구=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 6·13 전국 동시지방선거 각 당 예비후보들 간 경쟁이 본격화됐다. ‘일요신문’은 이번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가 될 대구시장 선거가 여야의 당 지지율과 후보 인지도, 보수와 진보란 진영논리를 떠나 정책대결의 장이 되기 위해 각 예비후보의 공약들을 꼼꼼히 체크해 봤다.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김재수 전 장관은 “지난 40년 간 중앙행정기관에서의 경험과 경륜을 토대로 대구를 위해 봉사하기 위해 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재수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편집자 주-
Q. 전직 장관으로 중앙행정 경험이 많다. 대구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A. 그렇다. 지난 40여 년간 중앙행정기관이나 공기업 등에서 일해 왔다. 제겐 소중한 경험이었다. 20대 초반까지 대구에 살아 지역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대구의 행정도 글로벌시대에 맞게 개방화, 선진화해 나가고 싶었다. 공무원들도 글로벌한 시야를 가지게 만들고 조직도 쇄신하고 싶다.
사무관으로 시작해 장관까지 모든 걸 다 해봤다. 자리에 대한 욕심보다는 정말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변화를 일으키고 싶었다. 그러러면 먼저 공무원들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중앙에서 바라보는 대구는 폐쇄적인 보수도시란 이미지에 갇혀 있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 나름 역할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경제는 더 큰 문제다. 지금 힘이 많이 떨어져 있다. 저는 경제학을 공부했고 경제학 박사기도 하지만, 공기업을 통해 실물경제를 움직여 본 사람이다. 기업경영이나 제반 문제들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것이 차별화되고 강점이라 생각한다. 말로만 경제 경제 하는 것이 아니다.
권 시장은 행정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 시장을 하기 전 서울시에서 정무부시장을 했다. 그건 일반행정이 아니다. 공항 문제, 물 문제를 오랫동안 해결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아쉬움이 크다. 경험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잘 보면서 결정하고 시기와 완급을 조절하는 것은 경험이 많지 않으면 쉽지 않다.
저는 행정·경제통으로 추진력 있는 인물이란 평을 들어 왔다. 대구·경북지역이 큰 울타리가 돼줬다. 이제 지역에 보답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싶다. 성공한 진짜 경제 전문가가 이를 타개할 수 있다고 본다.
Q. 다시 돌아와 본 대구, 어떤 생각이 드나?
A. 대구·경북이 영남정신, 호국정신의 본산이라 하는데 최근 일련의 행태로 굉장히 국민적 비난도 많이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폐쇄적이고 보수적이다. 전국 3대 도시란 말도 벌써 옛말이다. 이대로 가면 정말 대구가 중소도시로 전락하겠구나, 소위 왕따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심각한 것은 그것을 안에서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토종TK 운운하며 안으로 갇혀 있으면 안된다.
최근 대구 대형국책사업 대여섯개가 날아가 버렸다. 지적도 안 한다. 오히려 칭찬하는 경우도 있다. 동쪽으로 가는데 동북으로 가고 있다면 그나마 나은데 서쪽으로 가고 있다 한다. 시민 생명권과 직결된 물문제도 지자체 간 협의가 안 되는데 지방자치해야 한다고 떠든다. 어불성설이다.
공약도 맨날 뻔한 소리만 한다. 몇백억원짜리 공사도 예타에서 다 내려갔는데 무슨 몇천억원짜리 공사가 되겠나. 여당도 아니고 야당인데. 뜬구름잡는 소리만 하니 시민들이 관심이 없는 거다.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많은데도 중앙에 종속된 사고방식도 문제다. 사람과 산업과 인식이 다 바뀌어야 한다. 쇄신할 것은 쇄신해야 한다.
대구시민이 진짜 그러냐 하면 아니다.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와 행정 여건상 그렇다는 거다. 경북과도 상생하는 틀을 가져가야 하고, 당당한 영남정신도 살려야 한다. 시장이 돼 나같은 리더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Q. 농식품분야 전문가 답게 핵심공약으로 식품산업인 푸드밸리·식품클러스터를 들고 나왔다.
A. 대구의 차별화된 신산업으로 식품산업을 4차산업혁명과 연계해 발전시켜 나가겠다. 예전에는 농식품이라 하면 배 채우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웰빙시대다. 적게 먹는 시대니 쌀 소비도 반토막 났다. 전통농업 방식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요즘은 기능성식품, 신소재, 건강 이런 것에 관심이 많다. 이런 것들이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사실 식품분야는 첨단과학이 총체적으로 집적된 분야다. ‘수직형 식물농장(Vertical Farm)’이 대표적인 예다. 딕슨 데포미아 컬럼비아대 교수가 이런 개념을 처음 발표했다. 빌딩 안에서 농사를 짓는 거다. 일본에만 해도 도쿄 안에 많다. 우리나라에도 몇 군데 있다. 30층 빌딩에서 5만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 대구면 50개 빌딩만 있으면 완전 자급자족 도시가 된다. 수출하려면 집적화해야 하고, 사막이나 우주에까지 보내려면 첨단화해야 한다. 그래서 식품산업은 IT, BT, NT가 융합된 산업이다. 식품에서 4차산업혁명을 이끄는 도시로 가야 한다.
야생식물 같은 것들이 신소재를 뽑아내는 원료로도 쓰인다. 이런 것들을 가지고 화장품, 치약 등을 만들어낼 수 있다. 대구 인근의 경북은 이런 야생식물이 풍부하다. 각 시·군마다 특용작물이 있지만 각자 도생하고 있다. 경북이 생산하고 대구가 판매하면 대구·경북이 상생할 수 있다. 그래서 이름도 대경푸드밸리라 지었다.
이런 미래 먹거리를 청년일자리와 연결시켜야 한다. 푸드밸리의 핵심이 대학이다. 이미 동구 안심지역과 경산, 하양 12개 대학 인력과 R&D기관까지 인프라가 조성돼 있다. 대구를 메디시티라 하지 않나. 식품기업과 연구기관, 메디케어까지 거대한 벨트를 통해 식품 클러스터를 조성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돼 있다. 제가 그런 분야를 평생 해 왔다.
판매가 더 중요하다. 농식품부장관을 하기 전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도 5년 했다. 어느 공기업도 도전하지 않을 때 세계적 온라인 판매 사이트인 중국의 ‘알리바바’에 우리 농식품을 입점시키고 중국 칭따오에 대형 물류센터 거점지역을 조성하는 성과를 냈다. 이 물류센터를 통해 대구의 농식품 등을 저가로 공급할 자신도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 신산업은 빌딩짓고 도로닦고 하는게 하니다. 플랫폼의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돈이 떨어지게 해야 한다. 세계적 기업이 자기 공장을 가지고 있나? 유통과 마케팅, 판매망을 가지고 있다. 그런 것을 배워야 한다.
대기업·세계적 기업을 대구에 유치하겠다고 하는데 불가능한 일이다. 자동차 부품산업만으로는 대구가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 대구만의 신산업을 만들어야 하는 데 식품에서 길을 찾을 수 있다. 식품산업은 자동차나 IT 산업보다 매출 규모가 크다. 건강 기능성 식품 등 신산업으로 60만명 고용이 가능한 신산업 푸드밸리를 추진하겠다. 농업은 미래를 여는 열쇠라고도 했다.
김재수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예비후보가 출마선언 후 자신의 청년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재수 선거캠프
Q. 핵심 공약 외 구상하고 있는 것이 있나?
A. 경제활성화 방안과 산업발전 정책에 집중해 대구를 동북아 중심도시로 만들겠다. 식품산업을 중심으로 지역 전통산업인 섬유패션, 기계·금속·부품산업 등을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해 발전하도록 유도하겠다. 신성장동력산업인 과학기술, 첨단의료, 전자정보통신, 로봇, 물산업 전반을 미래시대에 적합한 구조로 바꿔 나가겠다.
또 관광인프라 구축과 확대를 통해 ‘세계인이 찾아오는 명품관광 도시’로 만들겠다. 팔공산과 금호강, 낙동강 등 대구의 자연생태 자원을 연계 시킨 대규모 국제관광지를 만들고 뷰티관광, 마이스(MICE)산업, 도심의 문화예술 관광 중심지화 등에도 박차를 가하겠다.
Q. 대구의 시급한 최대 현안이 공항 문제와 물 문제다.
A. 시민 생명권과 직결된 물 문제가 9년째 표류하고 있다. 정말 기가 막힌 일이다. 지자체 간 협조가 안 돼 못한다는 말은 도리가 아니다. 시장이 해결해야 한다. 대구통합공항 이전도 신공항 유치 실패 후 민심 달래기용으로 덥석 받았다. 기부대양여 방식이란 졸속 대책도 그래서 나왔다. 첫 단추를 잘못 뀄다.
현재 지역 방어개념은 6·25전쟁때 만들어 진 것이다. 군사전략도 바뀔 시점이 됐다. 국방부가 나서서 해야 할 군공항 이전 문제를 졸속으로 떠맡아 결국 대구의 재정 부담만 늘어나게 됐다. 공항이 경북지역 쪽으로 빠져나가면 대구에 있는 광역 철도망, 고속버스, 지하철 등 인프라를 하나도 못 사용한다. 이 점만 봐도 답은 나와 있다. 재정부담을 정부가 아닌 우리 지역이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고 본다. 통합이전은 잠정 보류하고 군공항만 이전하고 민간공항은 확장하는 방안으로 가야한다.
Q. 서울 TK(대구·경북 출신) 란 말이 돈다. 또 각종 여론조사에서 전국 인지도에 비해 성적이 좋지 않다.
A. 대학 졸업하고 공무원 합격해 나갔으니 20년 이상을 대구에서 살았다. 대구에서 대학교까지 나온 사람을 서울TK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대구를 우물 안 개구리, 폐쇄적 도시로 만드는 소리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 나서 지역 민심을 들어보니 아직 한국당을 격려하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능력이 있다면 출신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구에서는 유일하게 인지도가 낮은데 전국적 인지도는 비교할 수 없이 높다.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중앙지에 있는 사람들이 깜짝 놀란다. 지난 달 13일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명함을 내밀 수 있었다. 얼마 안 됐다. 그 전에는 불법이다. 손발 다 묶인 상태에서의 여론조사라 볼 수 있다. 또 한 당에 한 명씩 한다든지. 한당 안에서 ABC를 놓고 한다든지 해야지 10여 명 갖다 놓고 여론조사했다. 그러면 맨날 김부겸이 일등한다. 지난 번 선거 나왔고 국회의원 나와 됐고, 현직 장관이니 당연히 인지도도 높고 여론조사 결과도 좋게 나오는 거다.
이재만 후보도 동구쪽을 깎아먹는다고 했는데 아직 동구쪽은 한번 훑어본 정도다. 이 후보가 후배이기도 하고 동구가 중복되는 것도 있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초등학교부터 거기서 나왔으니까. 하지만 그건 상대적인 거다. 예비후보 등록하고 지난 설 연휴부터 지금까지 지역 깊숙한 곳까지 민심을 돌아봤다. 한국당에 실망감도 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잘해야 한다고 제게 격려해 주시는 분들도 많았다.
◆김재수 예비후보 이력
경북 영양 출생, 경북고·경북대·서울대 졸업, 제21회 행정고등고시, OECD 근무, 주미한국대사관 농무관, 농촌진흥청장,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CEO,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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