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남북정상회담 성사 앞과뒤3-문재인발 북풍,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은?
일요신문DB
방북 후 미국으로 건너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8일(미국 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뒤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5월 안에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친서에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내용,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겠다는 내용 등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긴장 국면을 단박에 전환시키고 북미 대화 가능성까지 열어 놨다.
정치권 안팎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정부와 여당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까닭이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당연히 여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재 지방선거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정부 여당의 국정운영 만족도도 높다“라며 ”남북정상회담에서 이견 아닌 합의,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결과물이 나온다면 집권 여당에 유리할 것이다. 또 남북정상회담이 실제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평창올림픽 당시 보였던 남남 갈등 현상도 어느정도 해소될 여지가 많다”고 내다봤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 또한 북풍에 대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온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아주 유리할 수밖에 없다. 압승까지도 바라 볼 수 있다“라며 ”북한이 핵 문제를 동결하고 나아가 폐기 절차까지 들어가는 모양새가 나와야 ‘한반도에 공포가 없어지고 평화가 오는 구나. 문 대통령과 민주당이 잘했으니 계속 지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수도권 표심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김대진 대표는 “도시지역 광역단체장 선거구엔 30~55세에 포진된 강력한 문재인 지지층이 많다. 당연히 남북정상회담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민주당엔 ‘빨간 불’이 켜졌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의혹 등 여권 인사를 중심으로 ‘미투’ 운동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악재 분위기를 ‘북풍’이 반전 시킬 수 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미투’ 운동은 지방선거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여당에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다만, 남북 화해 모드가 ‘미투’ 운동을 어느 정도 상쇄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자유한국당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분위기다. 남북정상회담 등에서 북핵 문제가 해결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온다면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북한은) 핵 보유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충분히 어필하는 기회와 명분을 챙기고 경우에 따라 핵무기와 관련한 정치적·군사적 모든 책임을 미국에 떠넘기는 성과마저 챙겼다”고 꼬집었다.
반면 북한 이슈가 지방선거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소종섭 시사평론가는 “남북정상회담이 지방선거에 큰 영향을 주긴 쉽지 않을 것이다. 획기적인 단계로 나아가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미국과 채널도 구축되어야 하는데 이 역시 움직임은 계속 있겠지만 그 기간 동안 이뤄지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북미 문제는 단기간에 결론 낼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앞서 미투 운동의 파장을 더 높게 내다본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지방선거 전체 판도를 바꾸는 핵심적인 변수는 되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 이슈를 잘 관리해서 주도권을 가지고 갈 수는 있으나 결정적인 호재는 아니다“라며 ”평화 심리와 불안 심리는 다르다. 북한의 위협은 정권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기 때문에 보수 야당에 유리할 수 있는데, 평화 모드는 심리적으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북풍과 지방선거의 유불리를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전례에 비춰볼때 변화무쌍한 북한의 노선 변화 등 돌발 상황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경민 기자 mercury@ilyo.co.kr
[언더커버] 남북정상회담 성사 앞과뒤4(끝)-순풍에도 남북관계 쉽지만 않은 까닭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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