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지수 편입 계기, 기관·연기금이 비중 늘릴 때를 노린 듯” 관측도
인천시 연수구(송도)에 위치한 셀트리온 본사와 제1공장.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지난 7일 테마섹이 셀트리온 224만 주(1.8%)과 셀트리온헬스케어 290만 주(2.1%)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두 회사 주가는 각각 12.16%, 11.89% 급락했다. 2013년 테마섹은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과 ㈜셀트리온홀딩스, ㈜셀트리온스킨큐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주주간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셀트리온 주가는 5만 원대 초반. 지금까지 7배가량의 수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주주간계약에는 테마섹에 이사선임권을 부여하고, 지분 매각 시 셀트리온 측에 우선매수권을 주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하지만 테마섹의 이번 지분 매각에 셀트리온그룹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시각에 따라서는 셀트리온이 우호지분 매각을 방치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테마섹이 매각한 지분을 연기금 등이 인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셀트리온 측은 다른 해석을 내놨다. 그동안 셀트리온에 신중했던 연기금들이 본격적으로 매수를 시작했다는 풀이다.
그러나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둥지를 옮긴 셀트리온이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될 수 있는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셀트리온이 코스피200에 편입되면 연기금과 ETF 및 인덱스펀드를 운용하는 국내외 기관들은 시장수익률(코스피200 추종)을 위해 셀트리온 지분을 일정 비율 보유해야 한다. 셀트리온은 현재 시가총액 4조 원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다. 셀트리온 주식을 편입하지 않으면 코스피200지수와 괴리가 커진다.
익명의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테마섹이 셀트리온에서 언제 차익실현을 할 것인지는 오래 전부터 시장의 관심이었다. 글로벌 큰손인 테마섹이 보유지분을 섣불리 매각하면 주가가 하락해 차익이 줄어든다는 점을 모를 리 없다. 아마 코스피200지수 편입을 계기로 연기금과 기관이 어쩔 수 없이 셀트리온 비중을 늘려야 할 때를 타이밍으로 잡은 듯하다”고 풀이했다.
시총 상위 종목 대부분에 대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지만, 셀트리온 관련주에서는 5% 이상 지분을 신고한 곳이 없다. 테마섹은 아직 셀트리온 지분 12.48%,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10.48%를 보유하고 있다. 결국 연기금 등 기관이 매수할 수밖에 없는 타이밍에 테마섹이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미국 JP모건도 계열펀드를 통해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18.48%를 보유 중이다. 보유조건은 테마섹과 같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