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와 장소 안 가리는 ‘퓨전 스포츠’
▲ 스피드민턴을 즐기고 있는 LS전선연구소 스피드민턴 동호회원들. | ||
스피드민턴은 라켓으로 셔틀콕처럼 생긴 ‘스피더’를 쳐서 상대방에게 넘기는 스포츠. 스피더는 셔틀콕보다 더 무겁고 머리 부분은 코르크 대신 고무로 되어 있다. 그래서 탄력이 더 좋고 스피드감이 있다. 순간 최고속도가 무려 시속 290km까지 나온다.
스피드민턴은 2001년 5월 독일에서 처음 시작된 스포츠. 독일의 테니스 국가대표들이 ‘장난삼아’ 시작한 스피드민턴은 현재 수많은 유럽국가와 미국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중·고등학교 정식 체육교과에 포함시킬 정도.
스피드민턴의 경기방식은 간단하다. 가로·세로가 각각 5.5m인 정사각형을 12.8m 거리를 두고 2개 그린다. 그리고 경기를 갖는 두 사람이 그 정사각형 안에 들어서서 라켓으로 스피더를 받아넘기면 된다. 스피더가 정해진 상대지역을 벗어나거나 받아넘기지 못할 경우 실점으로 인정된다. 서비스권은 3번씩 주어지고 먼저 15점을 획득한 사람이 경기의 승자가 된다. 복식으로 경기할 경우 두 개씩 정사각형을 그리면 된다.
▲ LS전선연구소 동회회원들은 국내 스피드민턴 제1호 동호회라는 데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 ||
테니스의 경우 경기를 하려면 반드시 코트가 있어야 하지만 스피드민턴은 코트 없이도 할 수 있다. 네트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테니스처럼 바운드 된 공을 넘길 필요가 없기 때문에 땅이 고르지 않아도 상관없다. 모래밭에서도 할 수 있는 게 스피드민턴이다.
또한 배드민턴은 바람이 부는 날 실외에서 하기 어려운 운동이다. 스피드민턴은 다르다. 스피더가 무게감이 있는 까닭에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다. 스피더의 머리 부분에 무게를 늘리는 고무링을 끼워 사용하면 웬만한 바람에도 끄떡없다.
스피드민턴은 밤에도 할 수 있다. 스피드라이트라는 야광물체를 스피더의 머리 부분에 넣으면 해가 진 공터에서 특별한 조명이 없어도 경기를 즐길 수 있다. 발광은 3시간 동안 지속된다.
스피드민턴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지난해 9월.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미래는 밝아 보인다. 한번 접해본 사람이라면 그 매력에 푹 빠지기 때문이다.
이 동호회 회원은 전부 30명. 회사 내에 탁구시설이 없어지면서 대체할 만한 것을 찾다가 우연히 인터넷에서 스피드민턴을 접하고 이 신종 스포츠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처음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일부 회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열성회원이 되었다.
“탁구보다 훨씬 운동량이 많고 어디서든 할 수 있어서 좋아요. 가족레포츠로도 손색없어요.” 동호회원 이형국 씨(34)의 말이다.
LS전선연구소 스피드민턴 동호회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경기를 즐기는 한편 정기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대회라고는 하지만 사내 동호회원들끼리 ‘지존’을 뽑는 자리다.
‘대회’가 끝나면 곧 직장생활의 낙이랄 수 있는 ‘단합대회’가 이어진다. “스피드민턴을 시작하고 나서 회원 간 관계가 더 돈독해졌고 회사생활도 지루하지 않네요.” 박 씨는 스피드민턴이 회사생활의 활력이 됐다고 자랑이다.
이제 추운 겨울이 가고 나른한 봄이 왔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도 풀 겸 퇴근 후나 주말에 회사 동료들 혹은 가족들과 스피드민턴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문의: 탑스코리아(http:// www.topskorea.co.kr) 02-2243-8866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