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김지은 씨(왼쪽)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진=JTBC 방송화면 캡처(왼쪽) 고성준 기자
김 씨는 12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를 통해 배포한 3월 11일자 자필 편지에서 “JTBC 방송 출연 이후 잠들지 못하고, 여전히 힘든 상태지만 꼭 드려야 할 말씀이 있어 다시 한 번 용기내 편지를 올린다”며 “저는 평범한 사람이다. 저를 비롯한 저희 가족들은 어느 특정 세력에 속해있지 않다. 더 이상 악의적인 거짓이야기가 유포되지 않게 도와달라”고 밝혔다.
김 씨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소신으로 리더의 정치관을 선택했다”며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캠프에 참여했고 열심히 일했지만, 지금은 도려내고 싶은 시간으로 기억될 뿐”이라고 기억했다.
이어 “잊고 싶고, 말할 수 없던 그 힘겨웠던 기억들이 지난 2월 말 다시 일어났다”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았고, 또 다른 피해자들을 막고 싶었기에 사건을 세상에 알려야 했다. 그 큰 권력 앞에 저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저를 드러내는 것뿐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씨는 “이후 저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숨죽여 지내고 있다. 그럼에도 신변에 대한 보복도 두렵고, 온라인을 통해 가해지는 무분별한 공격에 노출되어 있다”며 “저에 대해 만들어지는 거짓 이야기들 모두 듣고 있다. 누구에 의해 만들어지고, 누가 그런 이야기들을 하는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예상했던 일들이지만 너무 힘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저에 관한 거짓 이야기들은 수사를 통해 충분히 바로 잡힐 것들이기에 두렵지 않다”며 “다만 제 가족들에 관한 허위정보는 만들지도, 유통하지도 말아 주시길 간절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김 씨는 “차분히 검찰 조사를 받았다. 진실만을 말씀드렸다”며 “여러 모습으로 가해지는 압박과 위협 속에서도 함께 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지은 씨가 배포한 자필 편지. 사진=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한편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지난 9일 서울서부지검에 자진 출석해 9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어 김 씨 역시 지난 10일 검찰에 출석해 23시간에 걸친 고소인 조사를 받았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