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라! 인어공주도 반할 ‘동양의 나폴리’
▲ 통영유람선 여행의 백미인 ‘소매물도’ 전경. 기암절벽과 해식동굴, 등대섬 등 볼거리가 많은 섬이다. | ||
통영 여행의 백미는 역시 섬 여행이다. 통영 앞바다에는 한산도, 소매물도, 비진도, 연화도, 욕지도, 사량도 등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의 섬들이 촘촘히 박혀 있다. 배로 1시간이면 대부분 닿는 거리다 보니 통영을 숙소로 정해놓고 하루코스 여행지로 섬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계획이 공염불이 되는 경우도 많다. 하룻밤 묵고 나오지 않고는 못 배길 섬의 아름다운 풍광 때문이다.
섬 여행은 욕지도, 사량도, 한산도, 매물도 방면 여행으로 나눌 수 있다.
욕지도 방면에는 대표적인 섬으로 욕지도와 연화도가 있다. 욕지도는 낚시 포인트가 많아 강태공들이 주로 찾는 섬. 이곳의 해수욕장은 몽돌로 이루어져 뭍과는 다른 정취를 풍긴다. 해안도로를 따라 걸으며 바다풍경을 감상하는 맛이 참 좋다. 연화도는 욕지도에서 여객선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작은 섬. 섬을 다 둘러보는 데 2시간이면 족하다. 연화대사와 사명대사의 성지인 연화사에서 바라보는 한려수도의 풍경이 일품이다.
사량도는 통영 시내 여객선터미널보다 고성에서 통영으로 오는 중간에 자리한 가오치선착장에서 더 가깝다. 그리 잘 알려진 섬은 아니지만 사량도에 가본 사람이라면 그 매력에 푹 빠지고 만다. 특히 한국의 100대 명산에도 속하는 지리망산 산행은 적극 추천할 만하다. 산행 코스도 그리 어렵지 않다. 사량도 돈지마을에서 출발해 지리망산→불모산→가마봉→향봉→옥녀봉으로 이어지는 산행에 4시간 정도 걸린다.
통영에서 한산도 여행을 빼놓을 수는 없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학익진을 펼쳐 왜적을 섬멸한 바다가 바로 이곳이다. 한산도에 가면 제승당에 꼭 들러보자. 조선 수군을 지휘하던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이 ‘운주당’이라는 건물을 세웠던 곳이 바로 제승당이다. 제승당 입구에는 그 옛날 수군들이 마셨다는 우물이 있다. 이 우물은 아직도 마르지 않고 샘솟고 있다. 제승당 내에는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사당과 바다 건너 과녁을 향해 활을 쏘던 한산정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꼽히는 매물도 또한 놓치면 아깝다. 매물도는 통영에서 여객선으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매물도에는 아름다운 등대섬이 딸려 있다. 간조 시에는 매물도에서 이 등대섬으로 걸어갈 수도 있다.
하나라도 더 둘러보고 싶은 여행자라면 유람선 여행을 권한다. 비진도, 제승당, 매물도, 해금강, 환타지 코스 등 시간과 장소에 따라 코스를 준비해놓고 있다. 가장 짧은 것은 비진도 코스로 30분이 걸리고 가장 긴 환타지 코스는 해금강과 매물도, 제승당 등을 둘러보는 것으로 4시간이 걸린다.
▲ 통영의 공설해수욕장인 수륙터. 규모는 작지만 물이 맑고 파도가 세지 않아 해수욕하기에 좋다. | ||
통영의 어촌마을은 ‘동양의 나폴리’라는 이름처럼 너무도 아름답다. 통영대교를 건너 산양읍으로 건너오면 산양관광도로라고 하는 해안일주도로가 있다. 이 도로를 이용하면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통영의 어촌마을을 대부분 둘러볼 수 있다. 가다가 마음이 동하면 자동차를 세우고 평화로운 어촌의 분위기에 취하는 자유여행이다.
코발트블루빛 바다의 유혹은 너무도 강렬하다. 하긴 통영까지 와서 그 맑은 바다에 몸 한 번 담그지 않고 돌아가는 것은 예의가 아닐 터. 도남관광단지 쪽으로 길을 달려본다. 관광단지에 바로 닿기 전 해수욕장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수륙터라는 곳에 있는 공설해수욕장이다. 길이 200m, 폭 30m의 아주 작은 크기. 통영 유일의 해수욕장이다. 물론 배를 타고 섬으로 가면 더 훌륭한 해수욕장이 많지만 이곳도 해수욕을 즐기기에 크게 부족함은 없다.
그래도 아쉽다면 윈드서핑이나 스킨스쿠버, 요트, 제트스키 등 수상레포츠에 도전해보는 방법이 있다. 수륙터해수욕장에서 지척 거리에 있는 충무마리나리조트는 수상레포츠의 천국이다. 충무마리나요트클럽(055-646-7001), 통영윈드서핑(055-641-3364), 스킨스쿠버동호회(055-645-7862) 등이 활동 중이다. 레저이벤트샤크(055-643-8444)에서는 시속 100㎞ 이상의 속도를 즐길 수 있는 수상오토바이 대여도 가능하다.
꼭 추천해주고 싶은 통영 여행코스가 있다. 그것은 바로 미륵산 등반.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다도해는 정말 환상적이다. 물론 달아공원이나 남망산공원에서도 다도해 조망이 가능하기는 하다. 특히 달아공원은 다도해상으로 지는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기도 하다. 그러나 달아공원 코스에는 아쉬움이 있다. 시야가 탁 트이지 않아서 나무에 풍경이 가리는 부분이 꽤 있다.
▲ 유람선 갑판 위로 나온 여행객들. “여기 우리나라 맞아?” 관광객들의 탄성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 ||
미륵산 정상에 오르면 옛날 봉수대 터가 있다. 지금은 석축 흔적만이 남아 세월의 무상함을 일깨워준다. 미륵산이라는 이름처럼 이 산에는 범상치 않은 기운이 서려 있는 듯하다. 통영시가 아주 맑은 날도 미륵산 정상에는 구름이 머물러 있을 때가 많다. 이럴 경우엔 일출과 일몰을 보기가 수월치만은 않으니 유념해야 한다.
[여행안내]
★길잡이: ▶서울 방면에서 출발한다면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가 통영IC로 빠져나가면 된다.
▶부산에선 남해고속도로 서마산IC→14번 국도→통영.
▶대구의 경우 구마고속도로 칠서톨게이트→남해고속도로 서마산IC→14번 국도→통영.
★잠자리: 숙박시설이 잘 갖춰진 편이다. 미륵도 관광특구에 자리한 충무마리나리조트(055-646-7001), 유람선터미널 앞 팜비치콘도(055-648-8863)와 충무관광호텔(055-645-2091) 등이 있다. 자세한 숙박업소 문의는 통영시 홈페이지 참고.
★먹거리: 멸치는 통영을 상징하는 ‘시어’(市魚)다. 그만큼 통영은 멸치로 유명한 곳. 통영에 가면 멸치요리전문점이 곳곳에 눈에 띈다. 통영시 정량동에 있는 멸치마을(055-645-6729)은 멸치요리 풀코스(1만 5000원)로 사랑을 받고 있다. 멸치로 만든 열여섯 가지 요리가 상을 가득 채운다. 멸치구이(1만 원), 멸치회(1만 5000원), 멸치밥(7000원) 등도 별미. 통영에서 유명한 또 다른 음식은 바다장어구이. 맛도 맛이지만 값이 무척 싸다. 어딜 가도 장어구이집이 있다. 도천동 수협공판장 앞에 있는 은혜숯불장어구이(055-648-9292)도 맛집으로 꼽힌다. 양념구이(대·3만 원) 한 접시면 3명은 충분히 먹는다.
★문의: 옹진군청(http://tour.ongjin.go.kr) 032-899-2114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