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이 그림보다 아름다워요’
▲ 수목원이라기보다 잘 가꾸어진 뜰 같은 ‘그림이 있는 정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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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정원’이란 이름부터 참 예쁘다. 3만여 평에 달하는 이 수목원에 가면 언제나 장년의 한 부부가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는다. 수목원 대표인 임진호 씨 부부다. 하지만 따지자면 이 수목원은 그들 부부의 것도 아니다. 소중한 아들을 위한 것으로 아들에게 바치는 부모의 큰 선물이다.
임 씨 부부의 아들은 대학교 2학년 때 불의의 사고로 하루아침에 지체장애 1급의 중증장애인 신세가 됐다. 전통가구명장이었던 아버지 임 씨는 이때부터 창밖 풍경이 전부인 아들을 위해 나무를 심고 꽃을 가꾸었다. 그 결과 3만 평에 달하는 이 아름다운 수목원이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그림이 있는 정원’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장애를 평생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아들은 아버지의 사랑으로 다시 태어나 구족화가가 되었다. 아버지는 아들의 그림 배경이 되는 풍경을 가꾸고 아들은 놀라운 집념과 재능으로 캔버스를 채워나갔다. 이 수목원에는 아들의 자랑스러운 그림들이 걸려 있는 갤러리가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민국미술대전에 두 번이나 입상할 정도인 아들의 그림 속엔 미술에는 ‘젬병’인 사람들마저도 감동시키는 무언가가 있다.
수목원 자체도 그림처럼 인상적이다. 암석과 수목이 조화로운 암석원은 산책하기에 매우 좋다. 다양한 식물과 잘 가꾼 소나무, 학단풍 등 작고 아름다운 수목들이 어우러져 있다. 자생식물들과 소나무로 이루어진 자연생태원은 인공적인 조경을 일체 배제한 곳. 주변 잡목 제거와 토양 개량만으로 자연 생태환경을 조성했다. 봄이면 영산홍이 뒤덮는 수목원은 가을의 막바지인 요즘 ‘끝물’ 단풍이 아름답다.
아버지 임 씨의 솜씨가 깃든 전통가구전시장에 들르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명장의 솜씨가 그대로 살아 있는 전통 옻칠가구들이 수십 점 전시돼 있다. 수목원을 다 둘러본 후에는 카페테리아 ‘메이’에 들러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겨보자.
★길잡이: 서해안고속국도 광천IC(광천 방면)→21번 국도 좌회전(홍성 방면)→농공단지 방면 우회전→그림이 있는 정원.
★문의: 그림이 있는 정원(http://www.gallery garden.co.kr) 041-641-1477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