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 은퇴’로 뒤통수 맞은 소속사 ‘임신 3개월’ 발표로 맞대응?
이뿐만이 아니다. 이태임의 갑작스러운 은퇴선언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씨와 연관돼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까지 퍼졌다. 하필 이태임이 은퇴를 알린 3월 19일 오전, 이시형 씨가 다스의 배당금을 횡령한 혐의가 밝혀지면서 두 사람은 종일 포털사이트 검색순위를 나란히 오르내렸다. 유명 연예인과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 대체 무슨 관계여서 의혹의 시선을 함께 받고 있을까. 의구심은 루머로 퍼졌다.
# 이태임의 돌발 은퇴선언, 왜?
이태임은 19일 자신의 SNS에 “여러 생각과 고통 속에서 지난날 너무 힘들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라고 썼다. 연예계 활동을 중단한다는 선언이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왕성한 활동을 벌이면서 연기에도 의욕을 보였기 때문에 의아함은 더 컸다.
사진 출처 = 이태임 인스타그램
더욱이 이태임은 최근까지 MBN 예능프로그램 ‘비행소년’에 출연해 자신의 일상생활을 공개했고, 지난해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출연을 계기로 연기자로도 한참 호평을 받고 있었다. 또 연극 무대에까지 오르면서 연기 열정을 보이던 터였다.
이태임은 은퇴 결정을 내리기까지 자신의 소속사와 아무런 상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2015년부터 몸담은 회사는 매니지먼트 해냄. 하지만 소속사는 이태임의 심경 변화는 물론 상황도 전혀 파악하지 못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속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소속 연예인이 공개적으로 활동 중단을 선언했는데도 소속사는 그저 “이태임 본인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설명만 반복했고, 때문에 은퇴선언을 둘러싼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태임은 은퇴선언 직후 미국 등 해외 체류가능성이 제기됐다. SNS에 글을 남기기 일주일 전 측근들에 ‘미국이나 해외에 나갈 생각’이라는 말을 전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당시 이태임은 측근들에 떠나있으려는 구체적인 이유까진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의 상황을 비교적 잘 알고 있는 관계자들은 이구동성 “신상의 변화”를 이유로 꼽았다.
이태임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는 사이, 그가 연상의 사업가와 진지하게 교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추가로 공개됐다. 40대 중반의 이 사업가는 주식투자와 기업 M&A에 종사하는 인물로 두 사람은 지인들 모임에서 만나 1년 넘게 교제해왔다. 얼굴이 알려진 이태임의 상황을 고려해 두 사람은 공개데이트보다 주로 이태임이 거주하는 서울 논현동 아파트에서 시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두 사람은 함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태임이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배경에도 연인과의 미래 설계와 자신에 닥친 변화를 차근차근 준비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귀띔했다.
열애설이 제기될 때까지 굳게 입을 닫았던 이태임 측은 이른바 ‘지라시’가 퍼지자 마지못해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지라시’에 담긴 내용은 이태임의 은퇴가 이시형 씨와 연관돼 있다는 의혹 제기. 사실이 아닌 자극적인 ‘루머’가 빠르게 확산되자, 그제야 소속사는 “이태임이 결혼을 준비하고 있고 현재 임신한 상태”라고 밝혔다. 결혼을 준비한다는 사실을 넘어 ‘임신 3개월’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안까지 여과 없이 공개하면서 더 이상의 반박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계약기간이 남았는데도 상의 없이 은퇴를 선언한 이태임을 향해 소속사가 불만을 품어 ‘맞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진 출처 = 이태임 인스타그램
결혼과 임신이 은퇴 선언의 배경으로 일단락됐지만 이태임이 왜 이시형 씨와 연루돼 루머에 휘말렸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 소문의 배경에는 꽤 복잡한 사건과 루머가 혼재돼 있다.
시작은 2015년 9월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의 사위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다. 당시 김무성 의원의 사위와 함께 마약을 투약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몇몇 인물이 거론됐고, 대대적인 마약 수사 과정에서 연예계 인사들도 그 대상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그렇게 넘어갈 것 같던 사건은 지난해 KBS 2TV ‘추적 60분’이 검찰과 권력의 관계를 추적하는 내용에서 이시형 씨를 거론하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2015년 김무성 의원 사위가 적발된 마약 사건 수사 당시 이시형 씨도 거론됐지만, 수사 단계에서 사라졌다는 폭로가 나왔다. ‘외압’이 존재했다는 의혹 제기였다.
비슷한 시기 일련의 사건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사진 한 장도 공개됐다. 몇 년 전 미국의 한 매체가 공개한 이 사진은 4명의 남녀가 요트를 타고 있는 모습. 각각이 누구인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지만 일부에서는 사진 속 여성을 이태임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사진의 진위 여부, 이태임과 이시형 씨의 친분 여부 등 사실 관계가 드러난 것은 전혀 없다. 하지만 루머로 점철된 그럴듯한 ‘음모론’은 빠른 확산성에 힘입어 삽시간에 퍼졌다.
하필이면 이태임이 은퇴를 선언한 당일 오전. 이시형 씨와 관련한 횡령 혐의 등 이슈가 크게 불거졌다. 두 사람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순위 1, 2위에 나란히 오르내렸다. 이들 사이에 모종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음모론’이 또 다시 고개를 든 결정적인 배경이다.
이태임 소속사은 ‘지라시’가 유포되고 이를 인용해 작성한 온라인 기사까지 하나둘씩 등장하자 더는 미룰 수 없다는 듯 “(이시형 관련) 루머는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은 뒤 “이태임과 전속계약을 끝냈다”고 못 박았다. 이시형 씨의 가족도 몇몇 매체와 짧은 인터뷰를 통해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렇게 일주일간 벌어진 ‘이태임 미스터리’도 일단락됐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