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리투아니아의 ‘갤러리아 어바나’ 레스토랑의 화장실에 가면 불쾌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물론 진짜 누군가 쳐다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간접적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꾸민 타일 인테리어 때문이다.
디자인 및 인테리어 회사인 ‘자이바 그라피카’가 기획한 이 프로젝트는 타일에 창문 스티커를 붙여 만든 것으로, 화장실 안에 들어서면 작은 창문들을 통해 사람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마치 공공장소에서 일을 보는 듯한, 다시 말해 안과 밖이 뒤바뀐 듯한 기분이 드는 것.
이는 오래된 욕실의 리노베이션을 의뢰한 레스토랑 측이 “타일은 그대로 둔 채 인테리어를 바꿔 달라”고 요청한 데서 비롯된 아이디어였다. 이에 디자인팀은 자신들의 고향인 카우나스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은 후 스티커로 인쇄해 타일에 붙였다. 이런 아이디어를 낸 배경에 대해서는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자신들은 깨끗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지만, 일단 밖으로 나오면 완전히 입장이 바뀐다. 계단, 공원 등 공공장소는 함부로 다룬 채 버려둔다. 이에 안과 밖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바깥 공간을 안으로 들여왔다”라고 말했다. 출처 ‘보드판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