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이 오라하네~
▲ 낙안읍성 민속마을(위). 이곳에서 호두나무에 열린 호두를 따서 망치로 깨 먹는 아이들. | ||
충남 아산시 송악면에 자리한 외암마을은 돌담길이 무척 인상적인 곳이다. 마을 중앙을 가로지르는 길이 수많은 가지를 치고, 가지를 친 길이 또 다시 가지를 치는데 그 모양이 나무가 자라면서 사방으로 팔을 벌리는 것과 흡사하다.
그 길 좌우로는 1m 조금 넘는 높이의 돌담이 쌓여 있다. 돌담의 총 길이는 무려 6000m. 외암마을은 예안 이씨의 집성촌으로 60여 가구 170여 명이 오순도순 살아가고 있다.
마을은 초가집이 주를 이루지만 멋들어진 한옥도 20여 채 있다. 참판댁, 감찰댁, 참봉댁 등 지낸 벼슬의 이름을 딴 가옥들이다. 그중에서도 선친이 영암군수를 지냈다고 해서 영암댁이라고 불리는 건재고택이 가장 유명하다. 지은 지 180여 년 된 한옥으로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집 주위로 서 있고, 십장생 모양의 정원석, 반달 모양의 연못으로 꾸며진 정원은 우리나라 100대 정원에 꼽힐 정도다.
신라 속 작은 조선 경주 양동마을
신라 천년의 고도인 경주에 자리한 양동마을은 설창산에 둘러싸인 양반마을로 여강 이씨와 월성 손씨에 의해 형성됐다. 양동마을은 한국 최대 규모의 대표적 조선시대 동성취락으로 수많은 조선시대의 상류주택을 포함해 양반가옥과 초가 160호가 집중돼 있다.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는 500호가 넘는 가옥이 있었다.
언덕 위 가장 높은 지대의 기와가 손씨와 이씨 종가들이고 그 아래 사면의 집들은 방계손의 집이다. 그리고 맨 아래 초가들이 노비나 하층민들의 집이었다. 지금도 일부 가옥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람들이 기거하고 있다.
마을사람들은 누가 구경하건 말건 신경 쓰지 않는다. 주거공간인 가옥들 외에도 심수정과 강학당 등 볼 만한 정자와 강당이 있다. 강학당 아래에는 거림골주막이 있다. 뜨뜻한 아랫목에서 걸쭉한 탁주 한 사발 들이킨 후 한숨 자고 가도 좋다.
성곽길 산책 백미 순천 낙안읍성
순천시 낙안읍성 민속마을에는 지금도 100여 채의 초가와 동헌, 객사 등 서너 채의 기와 건물들이 고스란히 간직돼 있다. 모든 건물에 사람이 사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도 85세대 220여 명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총 길이 1410m의 성곽에는 동서남북 네 개의 성문이 있다. 그중 북문은 폐쇄돼 현재는 세 개의 문으로만 출입이 가능하다. 이곳에는 직접 해볼 수 있는 체험거리들이 많다. 객사 옆 공터에 마련된 그네를 타 본다든가 연날리기, 투호 등 민속놀이 체험이 가능하다. 짚물공예, 염색, 복식체험 등 문화체험도 가능하다.
물돌이 아름다운 안동 하회마을
따로 말이 필요 없는 전통 민속마을이다. 마을 곳곳에 국보, 보물, 중요민속자료가 가득 들어찬 이 마을은 전체가 중요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돼 있다. 풍산 유씨의 씨족마을로 낙동강 줄기가 마을을 휘감아 돈다고 해서 ‘하회’(河回)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회마을은 높은 곳에서 보면 마치 물 위에 연꽃이 핀 듯한 형상이다.
마을은 갖은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피해를 입지 않아 전통의 모습을 지킬 수 있었다. 북촌의 양진당과 북촌댁, 남촌의 충효당과 남촌댁이 쌍벽을 이룬다. 태극형 산과 강 그리고 하회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부용대는 하회마을 방문 때 빼놓지 말아야 할 명소다.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