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두 번 보물섬 ‘활짝’
▲ 갯벌에서 굴과 꼬막 채취 작업이 한창이다(위),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리는 우도. | ||
우도는 썰물 때면 1.2㎞의 시멘트길이 바다 속에서 몸을 드러낸다. 이 길이 거의 유일한 바깥세상과의 통로다. 물론 시급할 때는 배를 타고 건너기도 한다. 섬에는 그 흔한 가게도, 약국도, 그 어떤 편의시설도 없다. 물길이 열리면 가끔씩 잡화장수 트럭이 찾아와 주민들의 간지러운 데를 긁어준다. 주민들은 거기서 거의 모든 불편을 해소한다. 트럭이 만병통치약 같은 존재나 다름없다.
우도에는 50여 가구 140여 명이 산다. 농사지을 땅이 거의 없어서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간다. 야트막한 산기슭에 집들이 올망졸망 앉아 있는데 그 사이사이 남는 자투리땅에 유채도 심고 나물도 키운다. 그게 농사의 전부다.
우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560년 전. 황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이곳에 정착하여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 이 섬은 ‘우죽도’라고도 불렸는데 그 이유는 대나무가 많았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당시 이곳에서 난 대나무화살로 대승을 거둔 후 우죽도로 개명했던 것. 그러나 섬 안의 대나무 전체가 갑자기 고사하고 우연찮게 황씨들도 병으로 죽고 난 후 섬은 다시 우도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우도는 밀물이면 마을 아랫길까지 잠긴다. 조수간만의 차가 큰 사리(밀물이 가장 높은 때) 때는 낮은 곳에 위치한 집들의 경우 마당 안쪽에까지 물이 들어온다고 한다. ‘바깥’ 사람들이 보기에 참 놀랍고 황당한 일을 이곳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며 딱히 불편한 점도 없단다.
바다는 보통 5~6시간 동안 열린다. 사리 때엔 길고 조금(아침에 밀려든 바닷물이 가장 낮을 때) 때엔 짧다. 길이 드러나자 섬이 소란스러워진다. 주민들이 작은 트럭과 ‘사발이’라고 불리는 ATV(4륜오토바이)를 끌고 갯벌로 나가느라 이 집 저 집에서 모터소리가 붕붕거린다.
우도 앞 득량만 갯벌에는 참고막과 새고막이 많다. 굴도 지천이다. 낙지는 말할 것도 없다. 물이 다 빠져나간 갯벌의 모양은 참 이색적이다. 갯벌에 돌을 쌓아 만든 ‘독발’과 펄을 쌓은 후 가운데에 대나무발을 꽂아 만든 ‘토전발’이 곳곳에 있다. 썰물 때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고기를 잡는 전통 어업법이다.
굴을 기르기 위해 꽂아 놓은 대나무들도 갯벌 여기저기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대나무에는 굴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캘 수 있는 시기가 되면 굴들은 갯벌에 떨어진다. 굴도 제철이지만 요즘은 꼬막이 한창이라 무척 바쁘다. 아낙들은 커다란 고무대야를 억척스레 밀며 꼬막을 캐는 일에 여념이 없다.
★길잡이: 전남 보성에서 고흥으로 이어지는 15번 국도를 이용해 가다가 우측 남양면 중산리 마을로 들어서면 우도 가는 길이 있다.
★문의: 남양면사무소 061-830-5613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