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에 숨은 ‘꽃천지’
▲ 첩첩산중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깊은 산속에 가리왕산자연휴양림이 있다. | ||
가리왕산은 강원도 평창과 진부 사이에 걸쳐 있는 산으로 오대천과 조양강의 발원지다. 본 이름은 갈왕산이다. 고대 맥국의 갈왕이 예국의 공격을 피해 숨어들었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산은 해발 1561m로 높고 골이 매우 깊다.
산자락에는 나물과 약초가 지천이어서 봄만 되면 약초꾼들이 몰려든다. 곰취와 당귀, 더덕, 산마늘 등 이곳에서 캔 것들은 향이 좋고 약효가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가리왕산은 가히 전국 최고라고 할 정도로 활엽수와 소나무, 주목, 구상나무, 마가목, 자작나무 등이 울창한 숲을 형성하고 있다. 5월 초순까지 봄철 입산통제기간이어서 산행은 할 수 없지만 휴양림산책으로도 가리왕산의 진면목을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가리왕산자연휴양림은 산책로가 특히 아름다운 곳이다. 계곡을 따라 산책로를 조성했는데 그야말로 봄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길이다. 가리왕산의 남쪽 회동계곡에 자리 잡고 있는 자연휴양림은 첩첩산중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해발 350m~450m에 숙박동과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고 그 주변으로 산책로가 정비돼 있다.
관리사무소에서 조금 올라간 잔디광장 앞에서부터 산책을 시작된다. 다리를 건너면 휴양림 야외무대. 이곳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좌우로 산책로가 나뉜다. 왼쪽은 계곡길, 오른쪽은 산길이다. 양쪽 모두 특별한 시설물은 없다. 다만 산길이 시작되는 곳에 지친 다리를 쉴 정자 하나가 놓여 있을 뿐이다.
정자 아래는 무명폭포다. 위용을 느낄 수 있는 폭포라기보다 비스듬한 바위를 따라 흘러내리는 양 갈래 물줄기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봄 가뭄에도 물은 철철 흐른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군데군데 돌탑들이 쌓여 있다. 감히 탑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어떤 것들은 사람 키를 훌쩍 넘기는 것들도 있다.
계곡가에는 버들강아지와 진달래가 봄볕을 즐기고 있다. 복스러운 강아지털인 양 촘촘히 부드러운 털을 세우고 봄바람에 살랑거리는 버들강아지는 멀리서보면 마치 아지랑이가 아른거리는 것 같다. 이곳에는 새양버들, 눈갯버들 등의 버들강아지들이 모여 있다. 진달래는 많지 않은 편이지만 산책로 주변에 간간이 연분홍 꽃을 내보인다.
산책로를 따라 위로 계속 올라가면 휴양관이 나온다. 비둘기 부엉이 두견새 등의 집들이 주변에 있다. 그 앞에는 야생화화단이 마련돼 있다. 아직은 시기가 이른 편이지만 하나둘씩 이름 모를 꽃들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길잡이: 영동고속도로 새말IC→42번 국도→정선→424번 지방도→가리왕산자연휴양림
★문의: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http:// www.huyang.go.kr), 가리왕산자연휴양림 033-562-5833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