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묵화 속에 햇님도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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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은파호수의 아침 풍경. | ||
은파호는 1985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군산의 명소다. 원래 이름은 미제저수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와 조선시대 지리지인 <동국여지승람>에도 그 존재가 등장하는 유서 깊은 저수지로 주변에 쌀농사를 많이 짓던 미원동(米原洞)·미성동(米星洞)·미장동(米場洞)·미룡동(米龍洞) 등이 있어서 미제저수지라고 불렸다. 예전엔 ‘쌀못방죽’이라고도 했다.
은파호는 면적이 1.72㎢(약 52만 평)에 달할 만큼 거대하다. 호수를 따라 도는 순환도로의 길이가 무려 6㎞가 넘는다. 차와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수변 순환도로는 드라이브를 즐기기에도 좋고, 산책을 하기에도 제격이다.
이 길은 어느 때나 다 좋지만 가장 추천하고픈 시간은 새벽이다. 새로 지은 밥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듯 수면 위로 물안개가 슬그머니 피어나 이윽고 사위를 지워버리는 것이다. 일출 즈음 물안개는 가장 짙어진다. 마치 짙은 황사에 가린 듯 안개 핀 은파호 위로 떠오른 태양도 힘을 쓰지 못 한다.
저녁의 은파호도 새벽 못지않게 아름답다. 은파호가 자랑하는 물빛다리가 화려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은파호 입구에서부터 300m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한 물빛다리는 2006년 9월 11일 준공됐다.
길이 370m, 너비 3m로 보도 현수교인 물빛다리 주변에는 전망대, 음악분수대, 만남의 광장이 있다. 물빛다리는 저녁 7시가 가까워지면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치장을 한다. 그 모습도 멋있지만 이 정도는 시작에 불과하다. 정확히 7시가 되면 물빛다리 앞에 설치된 음악분수의 공연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산책로 주변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낯익은 노래가 흘러나오고, 잠잠하던 분수가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환호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한편 은파호 주변에는 가볼 만한 곳들이 많다. 군산시가지를 굽어볼 수 있는 월명공원과 주택 사이로 기차가 다니는 경암동기찻길은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 군산내항 인근에 있는 월명공원에는 바다조각공원과 채만식문학비 등이 있다. 또한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도 공원 옆에 있다.
경암동기찻길은 군산시 조촌동에 자리한 신문용지 제조업체 ‘페이퍼코리아’사의 재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군산역과 페이퍼코리아 공장 사이에 1944년 4월 4일 놓인 철로다. 길이는 2.5㎞. 기차는 하루 두 차례 들어오고 나간다.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오전 9시에서 10시 사이에 들어왔다가 11시쯤 나간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제 곧 사라질 풍경이다. 조만간 기찻길을 폐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길잡이: 서해안고속국도 동군산IC→21번 국도→군산대학→은파호수
★문의: 군산시 문화관광포털(http://tour.gunsan.go.kr) 관광진흥과 063-450-4227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