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워라 ‘국보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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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시리 전통마을 | ||
경북 ‘영덕’하면 대게가 떠오른다. 그리고 그 대게가 가장 많이 나고 거래된다는 강구항에서 축산항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강축해안도로도 생각난다. 하지만 이게 영덕의 전부는 아니다. 영덕을 여행할 때는 전통마을도 반드시 챙기라고 권하고 싶다.
영덕에는 의외로 전통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길을 가다보면 우연찮게 고택들을 자주 마주하게 되는데, 영해면 괴시리와 창수면 인량리의 경우는 현재까지도 옛 마을의 형태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괴시리전통마을은 영양 남씨 집성촌이다. 무려 400년 가까이 남씨들이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다. 마을은 그 이전부터 형성돼 있었다. 고려 말 함창 김씨가 처음 입주하였고 그후 수안 김씨, 영해 신씨 등이 마을에 들어와 살았다. 1630년 영양 남씨가 입주하면서 타 성들은 다른 곳으로 점차 이주하여 남씨의 집성촌으로 탈바꿈하였다.
이 마을은 고려 말 충신인 목은 이색의 고향으로 ‘괴시’라는 마을 이름은 그가 중국에 갔을 때 보았던 ‘괴시’라는 마을과 생김새가 비슷하다고 해서 붙인 것이다. 이 마을에서는 목은을 기리기 위해 격년마다 10월 말에 추모제를 연다. 마을 뒤편 산길로 200m쯤 올라가면 목은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괴시마을에는 300년 넘은 괴시파종택을 비롯해 해촌고택, 물소와고택 등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고택만 5채가 있다. 그 외에도 200여 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집들이 15채 이상 된다. 마을이 하나의 문화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도 주민이 살고 있는 집들이어서 양해를 구한다면 기꺼이 둘러보는 것을 허락해준다.
괴시리와 달리 인량리전통마을은 집성촌이 아니다. 인량리는 삼한시대에 ‘우시국’이라는 부족국가가 있던 곳이다. 그래서 이 동네를 나라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마을 뒤편의 산의 형상이 학이 날개를 펼치고 있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나래골이라고도 한다.
이 마을에는 영양 남씨, 안동 권씨, 무안 박씨, 재령 이씨 등 모두 8성씨 12종택이 자리하고 있다. 괴시리와 마찬가지로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인 충효당을 포함해 갈암종택, 용암종택, 만괴헌, 지족당, 우계종택 등 15~18세기에 지어진 고택들이 수두룩하다. 이 마을은 이문열의 <선택>이라는 소설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안동에서 재령 이씨 문중에 시집 온 장씨 부인의 이야기를 풀어낸 소설이다.
한편 인량리전통마을이 있는 창수면에는 고려 공민왕 시절 나옹선사가 지은 장육사라는 오래된 절이 있는데 한번 들러볼 만하다. 보물 제933호인 건칠보살좌상이 대웅전에 모셔져 있다. [옥]
★길잡이: 중앙고속국도 서안동IC→34번 국도→안동→청송→영덕→7번 국도(강축해안도로)→괴시리
★문의: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054-730-6396, 영덕문화원 054-734-24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