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검찰 신경전 재발 등 윗선 개입 규명 회의적 의견도
댓글 조작 사건 이른바 ‘드루킹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 발표 및 경남지사 출마 선언을 한 뒤 본청을 나서고 있다. 박은숙 기자
[일요신문] 문재인 대통령의 심복이자 경남도지사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김경수 의원에 대한 네이버 기사 댓글조작 드루킹 사건 관련 수사가 본격화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30일 김경수 의원의 보좌관 한 아무개 씨(49)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한 씨는 지난해 9월 드루킹이 운영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핵심 멤버 김 아무개 씨로부터 현금 5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해당 금전 거래의 성격과 용처를 규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의원 연루 여부를 살피는 등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앞서 제기된 경찰의 수사 축소 의혹과 경찰, 검찰과의 신경전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야권의 집중적인 비판을 받고 있는 김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의 연루 혐의를 규명 짓는데 한계가 커 보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정치적인 견해에 대한 자발적인 지지행위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없지만, 댓글을 게재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인 방법이 동원됐다면 범죄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드루킹 김 씨 등은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댓글을 작성했으며, 경공모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네이버 아이디 600여 개를 모아 김 씨 등에게 건넸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조작 사건 이른바 ‘드루킹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 발표 및 경남지사 출마 선언을 한 뒤 본청을 나서고 있다. 박은숙 기자
경찰과 검찰 측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아이디를 구매하거나 도용하는 등의 증거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으로 인한 포털사이트 업무 방해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외엔 추가 혐의를 부여하기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특히, 경찰과 검찰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야기된 신경전에 이번 사건으로 인한 갈등요인까지 불거진 만큼 수사 진행 과정과 결과에서 원활한 협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검찰 측은 경찰 수사 진행에 따라 업무를 집중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댓글조작 드루킹 사건의 검찰 기소는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기사 댓글조작 혐의만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에 대한 추가 송치와 함께 김 의원 등 이른바 윗선 개입에 대한 의혹 수사로 확대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