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간이역이 작은 갤러리로 변모
김병규 전 황간역장과 동시그림작품
[영동=일요신문] 육심무 기자 = 경부선 기차를 타고 오고 가는 여행객들의 쉼터인 충북 영동군의 황간역에서 5월 한 달 동안 아름다운 동시(童詩)를 그림과 함께 전시하는 ‘오월동시그림전’이 열린다.
이번 행사는 시골 간이역인 황간역을 문화공간으로 바꾸고 현재는 별도 직군으로 이곳에서 근무하는 강병규 전 역장이 5년째 마련하는 동시그림전이다.
그는 여행객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역사(驛舍) 주변에 원두막과 허수아비를 세워 고향의 정취를 느낄 수 있게 했다.
향토 작가와 유명 시인들의 그림과 시를 옹기에 적거나 그려 넣은 ‘항아리 작품 전시장’을 꾸미고, 여행객 대기실 한편에 조그만 갤러리까지 마련해 각종 전시회를 열었다.
역사 2층을 여행객들이 자유롭게 쉬어갈 수 있는 카페로 구조변경하고, 여행객에게 무료로 빌려주는 ‘노랑 자전거’ 30대도 비치해 놓았다.
이를 통해 그동안 한가롭던 대기실이 다양한 문화행사를 관람하거나 전시·공연 장소로 탈바꿈하면서 여행객 수도 많이 늘었다.
황간에 외가를 둔 정완영 시조시인(1919~2016)이 생존해 있을 때는 ‘외가 가는 길’이라는 동시조 전시회와 ‘외가 가는 날’이라는 시노래 음악회를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시(詩)끌 시(示)끌’이라는 제목을 붙인 이번 전시회는 황간역에서 개최하는 53번째 전시회로, 오는 19일 역 마당에서 열리는 ‘오월시노래음악회’는 63번째 공연이다.
전시 작품은 정 시조시인의 작품을 비롯해 김개미, 권정생, 남호섭, 임길택, 장동이, 임복순, 송진권, 이안, 신민규, 함기석, 송찬호, 김철순, 박경임, 유강희, 송선미, 송동현, 신형건, 공재동 작가의 동시 30편이다.
음악회에서는 대한민국 시노래 가수 1호인 박경하와 ‘노래하는 꽃-진채 밴드’로 활동중인 싱어송라이터 정진채가 아름다운 시노래를 들려준다.
시노래 중창단인 ‘시동(詩同)’과 ‘수사와 노는 아이들’의 특별 초청공연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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