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텃밭, 김부겸 이어 ‘외생변수’로 떠오른 ‘남북·북미정상회담’
(좌측부터) 권영진 대구시장, 김형기 경북대 교수, 임대윤 전 노무현대통령 사회1조정 비서관
[대구=일요신문]김성영 기자=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6·13지방선거 불출마로 최대 격전지 간판을 뗀 대구시장 선거가 최근 반(反) ‘어대권’(어차피 대구는 권영진)에 ‘새대열’ (새로운 대구를 열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세하면서 뜨거운 본선을 예고하고 있다.
김 장관에 이어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과 5월 중 열릴 것으로 보이는 ‘북미정상회담’의 컨벤션 효과가 지방선거 사상 첫 대구시장 자리를 노리는 민주당의 새로운 외생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어대권’은 자유한국당 후보로 확정된 현역 권영진 시장 지지층의 “대구는 작대기만 꼽아도 당선”이란 관행이 깊숙이 밴 구호다. ‘새대열’은 이같은 관행을 정치혁신을 통해 새로운 대구를 열자는 기류로, 지난 달 29일 지역정당을 표방하며 창립대회를 가졌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이 후보 찾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역 권 시장 대 민주당 후보인 임대윤 전 노무현대통령 사회1조정 비서관과의 맞대결 구도로 갈 것 같던 대구시장 선거가 ‘새대열’ 상임의장인 김형기 경북대 교수가 가세하면서 대구의 ‘한국당 시장 불변’ 대 ‘변화’란 구도도 다시 팽팽해졌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25일 대구시장 후보로 김 교수를 낙점하면서 대구시장 선거는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이번 김 교수의 출마는 대구시장 선거 판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으로선 보수표 분산에 따른 반사효과 기대감을 키웠다. 여·야, 보수·진보를 아우른 현역 교체욕구도 덩달아 커졌다.
김 교수는 출마선언에서 “대구를 바꾸고, 대구의 권력 교체를 위해 ‘수구보수’와 결별하고 ‘개혁보수’의 길을 걷고 있는 바른미래당과 손 잡기로 했다”며 권 시장을 수구보수 프레임에 가뒀다. 권 시장이 50% 이상 압도적 지지로 한국당 경선에 승리했지만, 본선 확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대구의 민주주의는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현역 교체욕구는 일찌감치 전국적으로도 나타났다. 지난 해 12월 국민일보가 엠브레인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 이상이 6월 지방선거에서 “현역 광역단체장이 아닌 다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이 중 한국당 소속 권 시장과 김관용 경북지사가 있는 대구·경북이 64.5%로 가장 큰 것으로 조사돼 심상치 않은 민심이 감지된 바 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www.nesdc.go.kr) 김 지사의 3선 제한으로 한국당은 경북지사 후보로 이철우 의원을 경선을 통해 확정한 상태다.
현역 교체욕구는 한국당 경선에서도 감지됐다. 무산되긴 했지만, 경선에 나섰던 같은 당 이재만 전 최고위원,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후보 단일화로 한국당 현역 교체를 시도한 바 있다.
이들 세 예비후보는 당시 권 시장의 시정 최대 과제인 ‘대구공항 통합이전’ 반대와 장기 표류하고 있는 ‘대구취수원 이전’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연대했다. 대구공항 통합이전 문제에 있어서는 경선 전 한국당 세 예비후보뿐만 아니라 민주당 예비후보였던 이상식 전 국무총리 민정실장, 이승천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 후보로 확정된 임대윤 전 비서관도 반대 1인 릴레이 시위에 동참하기도 했다.
새대열의 가세는 경선 승리로 한 숨 돌린 권 시장의 대구공항 통합이전 추진의 또다른 복병으로 등장했다. 김 교수는 오거돈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의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공약과 관련 지난 10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이 현실화되면 대구 통합공항은 ‘애초에 실현 불가능한’, 미주노선 취항은 커녕 이른바 ‘고추 말리는 공항’이 돼 버릴 우려가 있다”며 밀양 신공항 재추진을 촉구하면서 대구공항 통합이전 문제는 본선에서 넘어야 할 산이 더 높아졌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후보 영입 배경으로 30년 경제학자를 언급한 부분도 김 교수의 발언에 무게감을 실어주고 있다.
지방선거 사상 첫 대구시장 자리를 노리는 민주당도 ‘원팀(One Team )’ 구성으로 본선 한판 승부를 예고했다. 민주당 경선 당시 이승천 전 수석이 6월 지방선거에 뛰는 모든 민주당 출마자들의 원팀 구성을 제안했고, 이상식 전 실장과 지난 27일 임대윤 후보 당선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결의하면서 강한 본선을 알렸다.
남북정상회담이 마무리된 이번 주부터 정치권이 본격 지방선거 국면으로 돌입하면서, 민주당은 전국뿐만 아니라 보수텃밭인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남북정상회담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치권이 남북정상회담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당에 ‘훈풍’이 될지 ‘역풍’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5월 중 열릴 것으로 보이는 북미정상회담 결과가 민주당의 사상 첫 대구시장 배출에 어떤 외생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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