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선 ‘리콜’도 해준당께
▲ 한옥기와가 멋스러운 함평오일장. 한옥형 시장으로 2006년 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 ||
‘오일장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한다면 함평사람들은 억울해 할 것이 분명하다. 오일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까닭이다.
일단 유서가 깊다. 1903년 처음 장이 시작됐다. 무려 100년이 넘는 역사다. 장돌뱅이마냥 이리저리 떠돌아다니지 않고 꾸준히 같은 자리를 지켜오며 함평사람들과 함께 호흡했다.
두 번째, 시장이 한마디로 예쁘다. 낡고 허름하고 퀴퀴한 재래시장이 아니다. 모든 점포의 건물 지붕이 기와로 덮여 있다.
시장은 농산동, 수산동, 잡화동 등 3개의 구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동에는 수십 개의 점포들이 기와지붕 밑에서 옹기종기 모여 장사를 한다. 무안 양파, 함평 낙지, 흑산도 홍어 등이 농수산동의 주 거래품목들이다. 잡화동에서는 의류와 철물, 그릇 등을 판다. 대장간도 있다. 주로 낫이며 호미 등 농기구들을 만들고 수리한다. 장날이면 무뎌진 낫의 날을 세워 달라거나 부러진 호미 손잡이 교체를 요구하는 손님들로 득시글거린다. 장이 끝나고도 대장간의 망치소리만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재래시장 물건을 두고 ‘품질을 포기하고 정으로 사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함평오일장은 예외다. 자신 있게 지갑을 열어도 좋다. 모든 상인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판매인증서제도를 실시한다. 물건이 잘못된 경우 끝까지 책임지고 리콜을 해준다. 옷가지나 공산품 등에 한해서가 아니다. 만약 수박을 쪼갰는데 덜 익었다면 그 또한 교환대상이다.
★길잡이: 서해안고속국도 함평IC→나주 방면 23번 국도→함평읍 기각사거리에서 우회전→영수교 건너 좌회전→함평오일장
★문의: 함평군청 문화관광과 061-320-3364, 함평오일장 061-324-0026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