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한국 화교이야기2-한국화교 출신 유명인, 또 누가 있나
우리 사회 곳곳에는 한국화교 출신 유명인사들이 꽤 많다. 그래픽=백소연 디자이너
[일요신문] 한국에는 대만 국적 화교 출신 유명인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다.
우선 운동선수로는 여자쇼트트랙 선수 공상정이 있다. 공상정은 강원도 춘천 하나병원 원장인 공번기 씨의 딸로, 대만 국적을 지닌 화교 3세다.
공상정이 화교 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를 다니며 쇼트트랙 국가대표의 꿈을 키우자, 공 씨는 딸을 위해 지난 2011년 가족들과 함께 귀화했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공상정은 3년 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서 박승희·조해리·심석희·김아랑과 함께 ‘드림팀’으로 구성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공상정은 화교 귀화자 출신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기록됐다.
하지만 올해 초 한국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대회를 앞두고 불의의 부상을 당하며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당시 공상정의 부친 공 씨는 ‘일요신문’에 “올림픽 출전을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반복했는데, 부상으로 현재 재활훈련 중”이라며 “평창 올림픽 출전이 무산돼 굉장히 아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인 중에는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있다. 담철곤 회장은 조부가 대만에서 이주한 화교출신이다. 중학생 때 서울에 있는 서울외국인학교에 진학,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왔다. 일반적인 화교 2-3세들과는 다른 교육과정을 거쳤다 볼 수도 있는데, 그래서인지 본인 역시 자신이 화교라는 인식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담 회장은 서울외국인학교에서 동양그룹 이양구 창업주의 차녀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을 만나 10년 넘는 연애 끝에 결혼하며 한국 귀화를 선택했다. 그룹 총수의 부마에 오른 담 회장은 1980년 동양시멘트 대리로 입사, 3년 만에 동양제과 상무를 달고, 곧이어 부사장에 오르는 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이어 이양구 창업주가 세상을 떠나고, 동양제과를 동양그룹에서 계열분리하면서 사명을 오리온으로 바꾸고 회장직에 올랐다.
하지만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 부부는 비자금 조성과 횡령 등의 혐의로 논란을 일으켰다. 담 회장은 지난 2011년 300억 원대 회사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담 회장은 위장계열사나 서류상의 회사를 이용해 마련한 비자금으로 고급 승용차와 고가의 미술품을 구매하고, 법인 자금으로 신축한 건물을 자신과 가족의 별채 용도로 마음대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재판부가 지난 2013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담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며 실형을 면하게 됐다.
연예계에는 ‘블루스의 여왕’ 가수 주현미가 대표적인 한국화교 출신이다. 중국인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주현미는 한의사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약사로 일하다 음반을 내며 가수로 데뷔했다. 최근 주현미는 한 방송에 출연해 어린 시절 ‘화교’라는 이유로 차별과 놀림에 시달렸던 사실을 고백해 관심을 모았다.
주현미는 “본적은 산둥성 모평현이지만, 당시는 사회주의 국가라 한국에서 대만 국적으로 돼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현미는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외로운 시간을 보냈다며 “나이 들고 아이를 키워 보니까 화교 신분으로 타국에서 지낸 아버지가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배우 최수종과 함께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알려져 있는 배우 하희라도 대만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한국화교 출신이다. 하희라의 가족은 할아버지가 중국에서 인천으로 건너오면서 한국에 살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희라는 지난 1993년 최수종과 결혼하면서 한국 국적으로 귀화했다.
하희라 역시 과거 한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화교 출신으로 어려움을 털어놨다. 하희라는 “어린 시절 ‘학교에서 짓궂은 친구들에 ‘짬뽕’이라고 놀림을 당했다”고 밝혔다. 또한 하희라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중국 비자로 인해 해외촬영을 할 때 따로 비자를 내야 했다고 토로했다.
남편 최수종 역시 최근 방송된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 출연해 “사실 하희라와 나도 알고 보면 국제커플”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희라가 혹시 중국어를 하느냐는 질문에 최수종은 “어렸을 땐 다 듣고 말했는데, 한국 학교를 다니면서 지금은 다 잊었다더라”고 답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 요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은 중식 요리전문가 이연복 셰프 역시 한국에 귀화한 한국화교 출신이다. 이연복 셰프의 아버지는 외할아버지가 운영하는 중국집에서 주방장으로 일했다. 하지만 가세가 기울자 이연복 셰프 역시 13세 무렵 학업을 접고 배달원으로 일하며 요리계에 입문, 17세에 한국 최초 호텔 중식당인 명동 사보이호텔 ‘호화대반점’에 들어갔다. 특히 화교 출신 덕분인지 이연복 셰프는 22세 나이에 주한 대만대사관의 ‘최연소’ 주방장에 오르기도 했다.
이 외에도 배우 강래연, 배우 겸 모델 이기용, 전 축구선수 이강 등이 한국화교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언더커버]한국 화교이야기3-한국화교 출신 배구부자 ’후국기-후인정‘ 부자 인터뷰 이어짐.
언더커버-언더커버는 ‘일요신문i’만의 탐사보도 브랜드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커버스토리를 넘어 그 안에 감춰진 안보이는 모든 것을 낱낱히, 그리고 시원하게 파헤치겠습니다. ‘일요신문i’의 탐사보도 ‘언더커버’는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