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달동네가 벽화를 입었다
▲ 버스를 기다리는 강아지의 표정이 재미있다. | ||
▲길잡이: 서울지하철 3호선 홍제역 2번 출구로 나와서 7번 마을버스를 타면 된다.
▲문의: 홍제3동주민센터 02-330-8125
개미마을은 서대문구 홍제3동 문화촌 현대아파트 뒤편에 자리하고 있다. 인왕산 서북쪽 기슭이다. 마을이 형성된 것은 40여 년 전. 1960년대 후반에 갈 곳 없는 도시빈민들과 이촌향도의 물결을 타고 올라온 농민들이 하나둘 정착하면서 마을을 이뤘다. 처음에는 제대로 집을 지을 형편도 되지 않아서 천막을 치고 살았는데, 그 모습이 꼭 인디언들을 닮았다고 해서 ‘인디언마을’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개미마을은 ‘빛 그린 어울림마을 1호’다. 낙후된 지역을 아름다운 벽화거리로 바꾸는 사회환원활동이 ‘빛 그린 어울림마을 프로젝트’다. 개미마을이 그 첫 번째 주자였다. 지난해 8월 개미마을 49가구에 벽화작업이 완료되었다. 추계예술대학, 성균관대, 상명대, 한성대, 건국대 등 5개 대학 미술전공 학생 128명이 참여했다. 벽화는 ‘환영’, ‘가족’, ‘자연친화’, ‘영화 같은 인생’, ‘끝 그리고 시작’ 등 5개의 주제로 장식됐다.
개미마을에 가려면 지하철 3호선 홍제역 2번 출구 앞에서 7번 마을버스를 타는 게 가장 편하다. 걸어서도 갈 수는 있는데, 역에서 20분쯤 걸린다. 버스는 개미마을의 맨 끝 지점에 위치한 정류장에 손님을 내리고는 왔던 길을 다시 간다. 이 정류장에서부터 본격적인 개미마을 여행은 시작된다.
▲ 마을버스 정류장 뒤편 창문을 이용해 손을 흔드는 그림을 그렸다. | ||
회색 콘크리트 벽과 계단이 알록달록 색을 입고, 다양한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어떤 집 벽에는 개미마을의 전경이 그려졌고, 또 어떤 집 벽에선 유일한 교통수단인 마을버스가 달린다. 또 어떤 벽은 해저로 바뀌기도 했다. 물고기들이 헤엄을 친다.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와 귀여운 새끼돼지도 ‘벽화나라’의 주인공 중 하나다. 사랑을 담은 빨간색 하트가 계단에 채워지기도 했다. 보면 볼수록 재기발랄한 작품들이다.
개미마을을 둘러본 후에는 인왕산 등산에 나서보는 것도 좋다. 개미마을 꼭대기에서 내려오다 보면 오른쪽으로 인왕산 등산로가 있다. 곧바로 능선에 합류하기 때문에 코스가 수월하다. 물맛 좋은 약수터가 근처에 있으니 먼저 물을 챙기고 등산을 시작하도록 하자.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