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산이 키운 작설차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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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도체험을 하고 있는 나들이객. | ||
순천 조계산 일대는 차나무의 생육에 적합한 기후를 보이는 곳이다. 차는 평균기온이 따뜻하고 연평균 강우량이 1400㎜ 이상인 곳에서 잘 자란다. 차나무는 하루 종일 햇볕에 노출되는 곳보다 반나절쯤은 그늘 속에 숨는 곳이 좋다. 너무 많은 햇볕을 쪼이면 녹차 잎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조계산 자락이 그런 곳이다. 따듯하고, 물 많고, 산이 깊을 뿐만 아니라 안개도 자주 끼어 적당히 햇볕이 든다. 일찍이 차를 즐겨마시던 조선시대의 문인 허균이 “작설차는 순천산이 가장 좋고, 다음이 변산”이라고 했을 정도로 조계산이 키운 작설차는 일품이다.
그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순천에서는 조계산에 자생하는 차나무에 인공의 손길을 가미하지 않는다. 산에서 발견된 차나무에 거름 따위를 주지 않고 자연 그대로 두면서 적당한 시기에 채엽한 후 전통기법으로 차를 만든다. 그것이 순천이 자랑하는 야생차다. 그렇게 자연이 키운 야생차는 일반 차에 비해 향이 더욱 진하고 구수하다.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은 선암사 바로 앞에 있다. 선암사는 요즘 홍매화가 아주 좋다. 예년보다 다소 늦게 피었는데, 선암사 홍매화도 볼 겸 야생차 한 잔 마실 요량으로 찾는다면 아주 좋은 나들이가 될 곳이다.
체험관에서는 다도예절을 배우며 향기로운 야생차를 시음하고, 다식 만들기와 차 만들기에도 도전해볼 수 있다. 문화해설사가 상주하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체험관은 한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법 규모가 크다. 사랑채, 강당, 전시관, 제다체험실, 시음판매실, 안채, 별채 등의 건물이 있다. 단체의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사랑채에서 다도체험과 다식 만들기 등이 진행된다. 물론 차 만들기는 별도로 마련된 제다체험실에서 한다. 다도체험은 다완(찻잔)을 어떻게 잡고 차를 마시는지, 숙우(물을 식히는 사발)는 또한 어떻게 쥐고 따르는지 등 차예절을 자세히 가르쳐준다.
이렇게 차를 마시고 예절을 배우는 것으로 끝낼 수도 있지만, 다식이나 차 만들기까지 참여한다면 보다 큰 추억으로 남는다. 그런데 차 만들기 프로그램은 아직 이르다. 찻잎을 본격적으로 따는 5월 이후에 이 프로그램도 시작된다. 차나무를 망가뜨릴 위험이 있는 채엽만 제외하고 모든 과정에 관여한다. 가마솥에서 아홉 번 덖어서 말려 직접 차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만든 차는 포장을 한 후 가져간다. 다식 만들기는 화전과 경단 등 차를 마시면서 함께 곁들여 먹을 간식거리를 손수 준비하는 프로그램이다. 흐드러지게 핀 봄꽃을 따다가 찹쌀 반죽 위에 올려 기름에 부치는 화전 만들기가 특히 인기다.
한편, 체험관에서는 숙박도 가능하다. 안채와 별채가 숙박동이다. 조용한 산 속 한옥에서 하룻밤 묵어가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길잡이:
호남고속국도 승주IC→22번 국도→승주읍→857번 지방도→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
▲문의: 순천전통야생차체험관(http://www.scwtea.com) 061-749-4202
김동옥 프리랜서 tour@il 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