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행소박물관, 7월 14일까지
계명대 행소박물관 ‘조선왕실의 포장 예술’ 특별전에서 학예사가 전시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계명대
[대구=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 조선 왕실에서 선물을 전달할 때 포장은 어떻게 했을까? 조선 왕실에서 사용했던 선물 포장의 절제된 아름다움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계명대 행소박물관은 창립 119주년을 기념해 국립고궁박물관과 계명대 총동창회의 도움을 받아 ‘조선왕실의 포장 예술’ 순회전시회를 연다.
지난 14일 개막식을 갖고 오는 7월 14일까지 매주 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법정공휴일도 개관한다. 관람료는 무료며 5월 가정의 달에는 일요일도 개관한다.
이번 전시에는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왕실 포장 예술과 관련된 유물 43건 80여 점이 전시된다. 특히 국보와 보물 5점, 세계기록유산 1점, 국가민속문화재 30점 등 36점의 귀중한 국가지정문화재는 주목해서 봐야할 중요한 문화재다.
전시는 제1부 조선왕실의 포장, 제2부 왕실 생활에 더한 정성, 제3부 경사스러운 날에 갖춘 품격, 제4부 왕권에 더한 위엄으로 구성돼 있으며, 아름다운 조선왕실의 다양한 포장용품과 그 문화에 대해 소개한다.
전시에는 왕실 포장을 관리했던 당시 관청인 상의원(尙衣院)과 국가민속문화재 제265호로 지정된 영친왕비 장신구와 포장용품, 가례 때 쓰던 봉황문인문보를 비롯한 다양한 궁중 보자기, 서책을 포장했던 상자,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영조비 정순왕후 왕비 책봉 금보를 비롯한 포장용품 등이 소개된다.
계명대 행소박물관에 전시중인 조선왕실의 포장 예술 전시품 사진=계명대
그밖에도 성종이 아버지인 의경세자에게 책보(冊寶)를 올린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 국보 제151-3호 성종실록과 왕과 왕비의 인장, 왕세자와 왕세자빈의 인 등 왕실 의례용 인장인 보인(寶印)에 대한 설명과 봉과하는 데 필요한 물품과 제작방법 등을 기록한 보물 제1901호-3호 보인소의궤, 대한제국기에 작성된 유일한 가례도감의궤로 1906년 순종과 순정효황후의 혼례에 관한 내용을 담은 순종·순정효황후 가례도감의궤 등이 전시된다.
포장은 단순한 외피(外皮)가 아닌 내용물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조선왕실에서 행해진 포장은 그 격에 맞도록 민간과 구분되는 색과 재질의 재료를 사용하여 이뤄졌다. 특히 각종 중요한 국가의례에서 사용되는 물품의 포장은 ‘봉과(封裹)’라 하여 의식절차로서 엄격하게 진행됐다.
이번 전시는 물건을 소중히 아끼고 꾸며 격식을 갖췄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가까이서 느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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