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연합뉴스
서지현 검사는 26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제13회 들불상을 수상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서지현 검사는 “검찰은 곤란한 사건은 대충 법원에 떠넘기고 무죄 판결이 나오게끔 수사를 해왔다”며 “검찰은 수사단이 아닌 조사단을 꾸렸다”며 “필요 없이 지연되고 부실한 수사로 처음부터 의지가 없음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서 검사는 자신의 성추행 피해 폭로 이후 검찰 조직으로부터 2차 피해를 봤다며 그와 관련한 수사도 촉구했다. 다만 현직 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을 이야기하면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서 외부 활동을 자제했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들불상 수상소감에 대해 “다시는 강자가 약자의 삶을 파괴하고 입을 틀어막는 시대가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안태근 전 검사장. 연합뉴스
앞서 서지현 검사는 검찰 조직 내 성추행 의혹을 폭로하는 등 국내 미투 운동을 촉발했다.
이에 검찰이 조사단을 꾸려 서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까지 한 혐의로 안태근 전 검사장을 불구속 기소해 재판 중이다.
한편, 들불상은 1970년대 말 노동운동을 하며 5·18 민주화운동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들불야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했다. 신영일, 윤상원, 박용준, 김영철, 박효선, 박관현, 박기순 씨 등 들불야학 출신 열사 7명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 사회에서 민주·인권·평등·평화 발전에 헌신한 개인 또는 단체를 시상한다.
들불열사기념사업회는 “우리 사회 곳곳에 암세포처럼 퍼진 성폭력과 성차별 문제를 극복하는 데 이바지했다”며 서지현 검사를 제13회 들불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