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당 관계자 “굶어도 후원은 한다”…1위는 정의당 6억 5400만 원
2일 서울역 광장에서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와 인지연 서울시장 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태극기 집회가 열리고 있다. 대한애국당 당원들은 열성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박은숙 기자
각 당에서도 후원회 후원금 유치에 총력을 다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1월 ‘더치페이’라는 이름으로 후원 캠페인을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 치얼업 페이’의 약자인 이 캠페인은 민주당의 후원금 모금 독려 영상이었다. 영상에는 추미애 민주당 대표를 포함해 민주당 내 핵심으로 꼽히는 홍익표 의원, 김경수 당시 의원이 출연했다.
정의당도 ‘모금왕’으로 통하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을 출연시킨 영상으로 후원금 모집을 독려했다. 심 의원은 국회의원 후원회 모금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심 의원은 지난 2017년 대통령 선거 후원금에서도 약 15억 원을 모금해 문재인 대통령을 제치고 1위에 오른 바 있다.
이렇게 각 당이 후원금 모집에 총력을 기울인 성적표가 지난 2월 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발표 결과 드러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도 중앙당후원회 후원금 모금내역을 집계한 결과 10개 중앙당후원회가 총 22억 5200여 만 원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각 당마다 50억 원 상한선이 있지만 한도에는 한참 못미치는 결과였다. 평균 모금액은 약 2억 2500만 원이었다.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결과는 예상 외였다. 1, 2, 3, 4당이 아닌 정의당이 약 6억 5400만 원을 모금해 1등을 했다. 정의당은 대선 후보 후원금 모금에서도 1등을 했고, 11년 만에 돌아온 정당 후원금 모금에서도 1등을 해 탄탄한 지지층이 있음을 증명했다. 정의당은 “대선에서 심상정 후보의 후원금이 1등을 한 데 이어 2017년 정당 후원금 모금에서도 1등을 했다.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더 놀라운 당은 5억 4600만 원을 모금해 모금액 2위를 차지한 대한애국당이었다. 대한애국당은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 한 명만 원내에 있는 소수정당임에도 집권여당인 민주당을 넘어 2등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중앙당 후원모금 운동이 어땠길래 이런 결과가 나왔느냐’며 놀라워하는 시각이 많았다.
대한애국당 측은 많은 후원금이 애국심의 발로라는 입장이다. 대한애국당 관계자는 “애국당 당원은 보통의 다른 당 당원들하고는 다르다. 애국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 나라가 잘 되어야 한다는 애국자만으로 모여 있다”며 “대부분 당비도 낼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까지 나서서 하고 있다. 우리는 굶어도 후원을 하고 일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설명에도 당원 수 자체가 1만 명 안팎으로 추산되는 애국당이 민주당을 후원금 모금에서 앞선 것은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권리당원만 약 150만 명, 일반당원은 약 350만 명으로 알려졌다. 당원은 최소 수백 배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런 질문에 앞서의 애국당 관계자는 “(당원들이 후원회비를) 자기 형편보다는 더 많이 내고 있다. 다들 나라 위해서 돈을 빌려서라도 후원하고 있다”며 “다른 당은 국회의원이 많아 국가에서 지원금이 30억 원 받는 당도 있는데 애국당은 국회의원이 한 명이라 3000만 원이 전부다. 당이 쓸 일은 많은데 우리라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많은 후원회비에도 불구하고 애국당 내부에서는 이번 지방 선거에서 공보물에 관해 퀄리티 등을 두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애국당에서는 ‘당에 돈이 있으면 그랬겠냐’, ‘당이 돈을 쓸 때를 전략적으로 잘 선택할 것이다’는 말로 달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애국당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한 당은 민주당이었다. 민주당은 약 5억 1000만 원을 모아 3위를 차지했다. 이어 4위는 민중당이 3억 4932만 원, 5위는 노동당이 7111만 원, 6위는 우리미래당이 4449만 원을 모아 각각 순위에 들었다. 의외로 바른정당은 4448만 원밖에 모으지 못해 7위에 만족해야 했다. 바른정당과 합당 전 국민의당은 약 598만 원을 모금해 8위 녹색당, 9위 늘푸른한국당에 이어 꼴찌인 10를 차지했다.
자유한국당은 중앙당 후원회를 설치하지 않아 모금액이 없었다. 자유한국당은 사실상 유일하게 정당 후원회를 만들지 않은 당이었다. 후원회 설치를 1년째 미루는 이유가 뭔지를 묻는 질문에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현재 후원회 설치를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 밖에는 드릴 말이 없다”라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