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선택, 수원특례시로 보답하겠다”…수원-용인-고양-창원 맞손
특례시를 공약으로 내세운 4개 시장 후보들이 모두 당선에 성공했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인구 50만 명 이상의 기초자치단체에는 행정특례를 인정하고 있지만, 획일적이며 실효성 문제(공무원 소수 충원 등)로 인해 다양화와 차등화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수원시는 현재 경기도라는 광역단체 안에 포함된 기초자치단체지만 특례시가 되면 광역자치도와 일반시 중간 정도에 위치하게 된다.
그동안 수원시는 특례시를 꾸준히 주장해왔다. 우리나라에서 대도시를 가르는 기준인 광역시에서 울산은 인구가 118만 명으로 124만 명에 달하는 수원시보다 적은 인구를 가지고 있지만 예산은 5조 8000억 원으로 수원시의 2조 7000억 원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에 이른다.
담당 공무원 수 역시 울산이 공무원 1명당 시민 192명인데 비해 수원은 415명으로 2배가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염 시장은 이를 수원시가 광역시가 아니라는 이유로 공평하지 않은 대접을 받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그는 14일 당선 인사에서 “수원 시민들의 사랑을 수원특례시로 보답하겠다”며 특례시에 대한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수원이 특례시가 되면 먼저 행정, 재정의 재량권이 확대돼 여러 신규 사업과 대형국책사업을 더 쉽게 할 수 있게 된다. 염 시장은 울산이 광역시로 지정된 이후 19년 연속 1인당 소득 전국 1위를 차지했다며 수원도 이와 유사한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시 재정이 약 2700억 원 증가한다는 보고를 근거로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도서관, 체육시설, 복지시설 등을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24일 염 시장은 인구 100만 이상 도시인 경기 용인과 고양, 경남 창원시의 더불어민주당 후보들과 ‘100만 대도시 특례시 실현을 위한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염태영, 백군기, 이재준, 허성무 후보는 특례시 지정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 이들 모두가 시장으로 당선되면서 특례시 추진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염 시장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가 지방분권이다. 염태영은 문재인 대통령과 긴밀한 협조가 가능한 사람”이라며 “자치분권을 바라는 수원, 용인, 고양, 창원과 함께 특례시 도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상설기구를 만들겠다”고 했다.
수원시 관계자도 “시민 여론조사 결과 영통구에서는 특례시를 원한다는 요구가 1위를 차지했고 다른 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집계됐다”며 “이는 수원 시민들이 특례시 지정을 원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라고 했다.
당선 전 특례시 공약에 나선 후보자들.
반면, 이들 기초단체가 소속돼 있는 광역단체의 경우는 입장이 조금 다르다. 이대로 특례시에 권한이 부여되면 그 권한은 광역단체에서 이양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광역단체에서 기초단체로의 일방적인 세제 유실이 아닌 포괄적 지방분권을 위한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현재까지 도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행안부와 광역지자체 등이 예산, 형평성을 이유로 특례시 지정에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수원, 용인, 고양, 창원시장 당선자들의 역할에 지방자치법의 행방이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회에 계류돼 있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어느 방향으로 급물살을 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