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미국에 거주하는 리키 메나에게 지난 2014년은 악몽과도 같았다. 무직이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빈곤한 상태였고, 집도 없어서 매일 밤 친구네 집 소파에서 신세를 져야 했다. 일자리를 찾으려고 애썼지만 쉽지 않았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저 막막할 따름이었다.
인생의 답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찾아왔다. 바로 꿈속이었다. 꿈에서 돌아가신 할머니를 만난 메나는 할머니가 낡은 프로젝터로 보여준 뜬금없는 스파이더맨 영화 한 편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기존의 스파이더맨 영화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이 아니라 아동 병동에 입원해 있는 아이들을 위로하는 영웅이었던 것.
영화 속에서 스파이더맨은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인형을 선물하거나 혹은 사진을 찍으면서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다. 혼란에 빠진 메나는 할머니에게 물었다. “저 영화가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요?” 그러자 할머니는 대답했다. “바로 저게 너란다. 아침에 눈을 뜨면 네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지.”
그리고 그날로부터 지금까지 지난 4년 동안 메나는 꿈속의 스파이더맨이 하던 바로 그 일을 하고 있다. 가장 먼저 했던 일은 1400달러(약 150만 원)짜리 첫 번째 스파이더맨 코스튬을 사기 위해서 타고 다니던 낡은 차를 팔았던 것이다. 이렇게 지금까지 그가 찾아간 어린이들만 1만 명이 넘는다.
현재 비영리단체인 ‘영웅의 심장’을 세워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그는 SNS를 통해 자신이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출처 ‘보드판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