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셔 놓고 왜 타박?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큰 변수가 없는 한 황 전 차관이 공천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그런데 청와대 일부 참모들이 황 전 차관에게 공천을 주지말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차관이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의 동생이라는 것이 그 이유라고 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황영기 전 회장은 KB금융지주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잡음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래서 참모들이 황 전 차관 동생의 공천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들은 한나라당 내 주류 의원들에게도 이러한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나라당 친이계의 한 의원은 “황 전 차관은 인재영입 차원에서 우리가 모신 분이다. 전략공천을 해줘도 모자랄 판인데 어찌된 일인지 청와대 정무라인의 한 관계자로부터 재검토해보라는 말을 들었다. 더군다나 황 전 차관은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이 대통령의 신임을 얻은 분인지라 납득이 가진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나라당 내에선 황 전 차관에게 쏠리던 여론이 최근 들어 변하는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황 전 차관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이상 기류를 놓고 정치권에선 계파 간 갈등의 연장선상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황 전 차관은 이상득 의원계에서 지지하고 있는 인물로 알려지고 있는데 소장파가 이를 견제하려 한다는 것.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한 정치권 인사는 “무슨 연좌죄도 아니고 형 때문에 동생 공천을 주지말자는 주장이 가당키나 하냐. 우리 쪽이 밀고 있기 때문에 훼방을 놓고 있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