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지급하면 대기업만 이익 vs 현물 지급하면 오히려 영세업체 타격
이재명 경기지사. 박은숙 기자
당초 경기도의회는 7월 19일 무상교복을 현물로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안을 통과시키려 했으나 이날 도의회 앞에서 대규모 반대 시위가 벌어지자 조례안 심의를 보류했다.
이날 도의회 앞에서 브랜드 교복사업자 단체인 한국학생복산업협회 회원 900여 명은 현물이 아닌 현금지급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경기도 측은 대규모 반대 시위에도 무상교복은 현물지급이 원칙이라고 못을 박았다. 경기도 측은 “무상교복은 학부모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려는 게 목표”라며 “현금으로 지급하면 잘 사는 집 아이들은 돈을 보태 더 좋은 교복을 사고, 가난한 집 아이들은 그 돈으로 교복을 사지 않고 헌 교복을 입어 위화감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지사도 반대 시위를 하는 회원들을 만나 “현금으로 지급하면 결국 대기업이 수익을 가져가는 상황이다. 힘없고 어려운 사람을 위해 현물로 주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례안은 학교장이 신입생에게 교복을 지원하고 학교가 교복을 구매할 때는 중소기업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학교가 교복업체를 선정, 학생에게 현물 교복을 지급한 후 업체에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반면 한국학생복산업협회 측은 “보통 7∼8개 업체가 1개 학교에 교복 물량을 납품하는데 이를 1개 업체만 선정한다면 다른 업체들은 큰 피해를 보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각종 비리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도의회는 중소기업 활성화를 이유로 현물지급을 주장하지만 결과는 반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회 측은 또 “도내 모든 학교가 중소기업 교복을 구매하면 브랜드 업체로부터 하청을 받아 운영하는 영세한 봉제공장들과 가두점 업체들이 죽는다”고 주장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