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체급 차이가…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경선 참여에 ‘간을 보던’ 나경원 의원이 지난 17일 전격 출마를 선언했다. 한명숙 전 총리의 무죄 판결 예상과 그에 따른 돌풍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여권 일각에선 나 의원이 그의 유력한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 그는 출마 선언 전 서울 서대문에 있는 국민권익위원회를 전격 방문, 이재오 위원장과 독대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측은 “선거에 대한 인사 정도만 나눴다”라고 말하지만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밀약을 맺었다는 얘기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친 이재오계의 핵심인 진수희 의원이 선거 총괄을 맡으면서 친이계의 후보로 나 의원이 나선 게 아니냐는 말들도 돌았다.
나 의원이 비록 강재섭(전 대표)계로 분류돼 지난 2006년 당 대표 경선에서 맞붙었던 이재오 위원장과는 화학적으로 결합하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왔다. 하지만 친이 주류 대부분이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비토론이 강해 나 의원도 일단 대안 중 하나로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나 의원도 친이 주류의 지원을 기대하며 세종시 수정안 국민투표 찬성 등 적극적으로 정책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하지만 나 의원이 한 전 총리의 대항마로서는 그 정치적 위상이 약하고, 서울시장감으로도 아직은 아니라는 말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차차기’를 염두에 둔 나 의원이 일단 몸집 불리기 차원에서 후보 명단에 한 발을 걸쳤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성기노 기자 kin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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