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보다 더 숨을 막히게 하는 것은 지방분권에 숨통을 조이는 부산시의 폭염행정”
부산시청 앞에서 3번째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오규석 기장군수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오규석 기장군수는 오거돈 부산시장이 여름휴가를 떠난 지난 7일에도 점심시간을 반납하고 어김없이 부산시청 시민광장 앞을 찾아 부군수 임명권 반환을 촉구하는 세 번째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오 군수는 부군수 임명권 반환을 촉구하는 무기한 1인 시위를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고자 매주 화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이어가고 있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이날 기장군의 폭염 대책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오 군수는 “지역신문의 오피니언면 세설사설(世說辭說)에서 염천에 취약계층을 돌보는데 땀을 흘리라고 하는데 기장군은 폭염 해제시까지 긴급군수지지사항으로 지난 3일 오후 5시부터 폭염대응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발 빠르게 부산 최초로 24시간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마을경로당 274곳을 폭염쉼터로 24시간 자율 개방하고 기장읍을 비롯해 강당을 활용한 취약계층 폭염대피소도 24시간 운영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오 군수는 이어 부군수 임명권 반환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쏟아냈다. 그는 “부산시장의 부군수 임명권 행사는 지방분권이라는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악습 중의 악습, 적폐중의 적폐다. 폭염보다 더 숨을 막히게 하는 것은 바로 지방분권과 지방자치발전에 숨통을 조이는 부산시의 폭염행정이다”고 밝혔다.
오 군수는 또 “부군수 임명권은 지방자치법에 명백히 보장된 군수의 권한”이라며 “대한민국 어느 법에도 광역시장이 부군수를 임명할 수 있다는 법은 없다”고 강하게 맞섰다.
지방자치법제110조 제4항에는 ‘시의 부시장, 군의 부군수, 자치구의 부구청장은 일반직 지방공무원으로 보하되, 그 직급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며 시장·군수·구청장이 임명한다’며 시장·군수·구청장의 부단체장 임명권을 보장하고 있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인사교류 운운하면서 억지 논리와 주장을 펴는 부산시의 딱한 사정을 보면 일제가 우리나라의 자주권을 말살하고 식민지화하기 위해 강압적으로 체결했던 치욕과 울분 그리고 불평등조약의 대명사인 1905년 을사늑약의 악몽이 떠오른다”며 “지방자치법에 보장된 군수의 부군수 임명권을 부산시로부터 반드시 돌려받아 지방분권 시대와 지방자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부산(釜山)이라는 거대한 산(山)을 반드시 뛰어넘겠다”고 강조했다.
기장군은 세 번째 1인 시위가 진행된 이날 오전에도 부군수 임명권을 돌려달라는 내용의 7번째 정식 공문을 부산시에 발송했다. 군은 부군수 임명권이 반환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공문을 발송할 계획이다.
무기한 1인 시위에 대해 오규석 기장군수는 “이제는 ‘협치·타협의 정치’의 시대다. 부산시와 오거돈 시장님께서 스스로 부군수 임명권을 돌려주는 모습을 기대한다”며 “얽힌 실타래를 푸는 방법은 시간이 걸리지만 인내를 가지고 푸는 방법이 있고, 가위로 싹둑 잘라버리는 방법이 있다. 인내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 부군수 임명권을 돌려줄 때까지 매주 이 시간, 이 자리에서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규석 기장군수는 부군수 임명권 반환과 기초선거(기초의원·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 폐지를 촉구하는 무기한 1인시위를 매월 1회 국회 앞에서도 가질 계획이다.
다만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회 앞 1인 시위 일정은 서울 상경 업무 출장이 있을 시에는 이에 맞춰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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