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캡처
[일요신문] 배우 조재현으로부터 성폭행 또는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나타났다.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이 한 명이 아닌 다수로 알려져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7일 방영된 MBC<PD수첩>에서는 지난 3월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후속 보도로 ‘거장의 민낯, 그 후’편을 공개했다.
이번 편에서는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된 추가 제보와 피해자 인터뷰가 전파를 탔다.
과거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재일교포 여배우 F씨는 이후 조재현의 반응에 대해 “조재현은 피해자가 얘기하는 80%는 진실이 아니라고 했지만 다 진실이다. 내가 보기엔 난 똑같은 상황이었다. 그걸 어떻게 거짓말 하나 싶었다”고 말했다.
F씨는 지난 6월 도쿄의 한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가야했을 정도로 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는 “내가 이대로 정신병원에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내가 다 얘기해서 내가 죽더라도 꼭 얘길 해야지 내가 망신 당하더라도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폭로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당시 조재현이 친절하게 대해줬다고 설명했다. 재일교포였기에 한국 대사 외우기가 힘들었고 곁에서 조재현이 많이 도와줬다는 것. F씨는 “3개월쯤 연기 연습 가르쳐 주겠다며 손을 잡고 어디론가 데려갔다. 계단을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다가 아무도 안쓰는 캄캄한 화장실로 저를 밀고 들어갔다. 남자 화장실 안까지 데려가서 문을 잠그고 저한테 키스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리를 질렀더니 제 입을 막고 바지를 벗었다”고 폭로했다.
이후 조재현을 만났다는 F씨의 어머니는 “룸살롱 같은 지하실로 갔다. 거기서 조재현에 막 욕을 했다. 멱살도 붙들고 무릎을 꿇게 해서 발로 차고 했다. 조재현이 하는 말이 죽을 죄를 지었다고, 잘못했다고, 자기 부인은 정신병원 다닌다고 용서해달라고 나한테 사정을 하더라. 일본에서 태어나서 개방된 사람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일본에 가봤냐 물으니 일본에 가본 적도 없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재현 변호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조재현은 오히려 돈을 뜯겼다는 식을 얘기를 했다. 화장실이 왜 나왔는지 이해를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강제적인 성폭력, 강제적인 성관계 이런 건 있을 수도 없다. 자기 자체가 그런 걸 싫어한다고 얘기도 많이 들었다”고 성폭행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일교포 F씨 외에도 일반인 피해자도 등장했다. 조재현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는 피해자의 입에서도 ‘화장실’이라는 장소가 언급됐다.
피해자 H씨는 당시 연예 기획사를 다니던 지인을 따라 드라마팀 회식에 참석했다. H씨는 “화장실을 가려고 하는데 조재현이 따라와 성폭행 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H씨는 “강제로 키스를 하려고 하면서 ‘조용히 해, 다쳐’라고 했다. 그 분은 이미 바지를 벗은 게 느껴졌다. 더 큰 일을 막아야겠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겨우 탈출한 후에는 무서워서 바깥에서는 화장실을 갈 수가 없었다. 방광염으로 1년 넘게 고생했다. 제가 이정도인데 더 심한 피해를 당한 분들은 하루하루가 지옥일 거다. 10년이 지나도 그 기억을 다시 회상하는 것만으로도 괴롭다”고 호소했다.
특히 이 같은 피해는 자신 뿐이 아니라고 H씨는 말했다. 그는 피해자들과 연락을 주고 받았다며 “최근까지도 피해사실이 있었다. 그래서 제가 더 용기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소시효 안에 있는 그분들이 조금 더 용기내서 신고하고 고소해서 처벌 받을 수 있도록 제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성연 기자 joofeel@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