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나무숲이 훼손된 비자림로 도로 확장 공사구간.
[제주=일요신문] 박해송 기자 = 제주 비자림로 대천과 송당 사이의 숲길에서 베어진 삼나무들로 인해 제주가 들썩이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일부터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대천동 사거리에서 금백조로 입구까지 도로 확장 공사를 추진하면서 환경파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여론이 들끓자 제주도는 8일 오후부터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에 대한 확·포장공사를 일시 중지했다.
하지만 이미 훼손된 삼나무림의 면적이 너무 커 사실상 이를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사구간 내 삼나무군락지 길이 800m 중 500m 부분에 있는 915그루의 삼나무가 이미 베어졌기 때문이다.
삼나무숲이 훼손된 비자림로 도로 확장 공사구간.
곶자왈사람들, 노동당 제주도당, 정의당 제주도당, 제주녹색당은 10일 오전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 폐기를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제주의 가장 큰 매력은 자연 경관”이라고 주장했다.
제주지역 시민단체와 정당 관계자들이 10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2018년 제주도에서 발행한 ‘2017 제주특별자치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여행 주요 참여 활동은 ‘자연.명승 경관 감상이 83.6%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는 2016년에 비해 14% 증가한 수치로 매년 자연 경관을 이유로 제주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대천~송당) 약 2.94km 구간을 왕복 2차로에서 4차로로 넓히는 확포장 공사가 도내외적으로 공분을 사는 이유는 제주만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파괴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주 도민들이 한 패거리로 이런 비난을 감수해야 할 만큼 이번 공사가 준 충격은 크다”면서 “도민들이 나서서 이 공사의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도민으로서의 의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지난 8일 제주도가 발표한 해명자료에서 ’향후 제2공항 건설이 가시화되면 국가지원지방도(번영로) 노선 중 대천~표선 구간을 대천~송당~금백조로로 경과지를 변경, 송당~수산간 4차로로 확‧포장을 추진할 계획‘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제주 제2공항이 가시화되면 지금의 도로 확‧포장 공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지역의 도로를 넓혀나가겠다는 계획”이라며 “도로 확포장을 추진하려는 지역은 오름 군락지역으로 자연 경관이 탁월한 지역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주도는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를 계기로 도민들에게 제2공항이 들어서면 도로를 비롯해 동부지역 일대가 어떻게 파괴되는지 상세히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에 대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사업”이라며 “이 공사는 제2공항이 가져올 재앙의 서막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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