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승 지명 유력한 키움 이어 전체 2순위…내야수 김지우, 좌완 박근서·이승원 두고 저울질

해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1라운드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드래프트 1순위 지명이 확실시되는 하현승(부산고)을 비롯해 김지우(서울고), 박근서(서울디자인고), 이승원(유신고), 이호민(경남고), 윤예성(인창고) 등은 순번만 바뀔 뿐 1라운드 유력 후보들로 꼽힌다.
신인 드래프트 지명 순번은 지난해 시즌 성적의 역순이다. 지난해 최하위 팀 키움 히어로즈가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확보했고, 두산 베어스-KIA 타이거즈-롯데 자이언츠-KT 위즈-NC 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SSG 랜더스-한화 이글스-LG 트윈스 순으로 지명하게 된다.
키움은 일찌감치 하현승을 점찍었다. 키움 이외의 9개 팀은 하현승을 드래프트 지명 후보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키움의 하현승 지명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 드래프트에서의 관전 포인트는 1순위가 아닌 2순위 두산의 향방이다. 두산이 ‘정배당’으로 꼽히는 김지우를 지명하느냐 아니면 좌완 투수로 방향을 선회하느냐의 여부다.
김지우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구단이 치열하게 영입 경쟁을 벌였던 선수다. 한 구단은 김지우에게 최종적으로 170만 달러(약 24억 6500만원)를 제안했지만 김지우는 국내 잔류를 결정하고 신인 드래프트에 나서기로 했다.
두산은 지난 2년 동안 1라운드에서 투수가 아닌 야수를 선택했다.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야수 최대어 박준순을, 지난해에는 김주오가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만약 이번에도 두산이 1라운드에서 야수를 선택한다면 3년 연속 1라운드 야수 지명인 셈이다.
A 팀의 스카우트 팀장은 두산이 3년 연속 1라운드에서 야수를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두산이 2년 전에 1라운드에서 박준순을 지명했을 때 모두 깜짝 놀랐을 정도로 이례적인 행보라고 생각했다. 1라운드는 거의 대부분 투수를 지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두산은 김재호, 허경민, 양석환 등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30대 중반을 넘어섰고, 젊은 야수의 발굴이 절실한 상태라 과감히 1라운드에서 박준순을 지명했고, 2라운드에서 투수 최민석을 선택했는데 그 결과 올 시즌 박준순과 최민석은 두산 상승세의 주역으로 꼽힐 만큼 투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런 걸 봤을 때 두산이 3년 연속이라고 해도 1라운드에서 김지우를 거를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지우보다 엄청 뛰어난 투수가 눈에 띈다면 고민이 되겠지만 현재 1라운드 후보 선수들 중 하현승을 제외하고는 김지우의 잠재력을 능가할 만한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두산은 김지우를 지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울고에서 투수와 야수로 활약했던 김지우는 올 시즌 야수로 방향을 굳혔고, 프로에서도 김지우를 영입한다면 야수를 맡길 것으로 보인다. 김지우는 지난 한화이글스배 고교 대학 올스타전을 마치고 손가락 부상을 입었다. 서울고 김동수 감독은 “현재 타격과 수비 연습에 다 참가하고 있다”면서 “봉황대기보다는 청소년 야구대표팀에 초점을 맞추고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 올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지우는 부상 전까지 타자로 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429(42타수 18안타) 2홈런 17타점 12득점 2도루, 출루율 0.451 장타율 0.714 OPS 1.165를 기록했다.
B 팀 스카우트 관계자는 또 다른 의견을 들려줬다. 아무리 김지우가 훌륭한 야수라고 해도 국내 좌완 투수 보강이 시급한 두산의 팀 상황을 고려할 때 1라운드 후보에 있는 좌완 이승원(유신고)과 박근서(서울디자인고)를 외면하기 어렵다는 내용이다.
“두산은 이미 내야에 젊은 자원을 구축해놓았는데 3년 연속 1라운드에 내야 신인을 뽑을까 싶다. 만약 이승원이 팔꿈치 수술 후 이전의 기량을 선보였다면 두산은 크게 고민하지 않고 이승원으로 마음을 굳혔을 것이다. 다행이라면 최근 박근서가 한화이글스배 올스타전에 이어 봉황대기에서도 인상적인 피칭을 선보이면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점이다. 두산은 마지막까지 야수와 투수를 놓고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KIA 구단의 한 관계자는 이날 박근서의 컨디션이 100%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스카우트팀 회의에서 봤던 박근서의 영상과 그날 경기에서의 박근서는 조금 차이가 있었다. 제구나 평균 구속이 이전 기록에 못 미쳤는데 그날 박근서의 몸 상태가 완전히 올라온 게 아니었다고 봤다. 박근서는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청소년대표팀에도 뽑힌 터라 대표팀 연습 경기까지 다 체크해볼 예정이다.”
서울디자인고의 이호 감독도 11일 박근서의 투구 내용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그날 공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경기 운영을 잘한 게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 한화이글스배 올스타전에서는 최고 구속이 150km/h까지 나왔는데 유신고와의 경기에서는 최고 구속이 145km/h 정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박)근서가 직구, 체인지업, 커브 세 구종으로 타자를 상대했고, 변화구가 잘 들어가면서 경기가 잘 풀렸다.”
이승원이 봉황대기 1차전이었던 서울디자인고 경기에 나서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다. 유신고 홍석무 감독은 “다른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기로 해서 몇몇 스카우트 분들 한테는 미리 이 사실을 알렸다”면서 “그 경기에서 이겼다면 2차전에 이승원을 내보내려고 했는데 패하는 바람에 그럴 기회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복귀전이었던 5월 27일 덕수고와의 연습 경기를 마치고 어깨에 살짝 뻐근함이 느껴진다고 하더라. 대통령배에서는 4경기를 준비하다 보니 점차 구속이 줄었는데 최근 성균관대와의 연습 경기에서 이전보다 한층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지금 선수가 어깨에 느끼는 부담이나 통증은 전혀 없다.”
한편 전체 2순위 지명권으로 드래프트 판도를 쥐고 있는 두산 구단의 한 관계자는 1라운드 지명을 두고 고민이 크다고 호소했다.
“김지우로 가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인데 좌완 투수도 필요한 상황이라 마지막까지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 대만에서 열리는 아시아 청소년대표팀 경기까지 지켜본 후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인 드래프트 전까지 회의가 세 차례 정도 남았는데 이전 경험을 비춰보면 1라운드도 드래프트 현장에서 바뀔 때도 있어 최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서 드래프트에 임할 예정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