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을 갓 넘긴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거의 반라의 모습으로 당당히 등장하는 요즘. 바야흐로 섹시하지 않은 여가수들은 팝음악계에 명함도 못 내미는 세상이다. 1980년대의 마돈나가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유혹적인 코맹맹이 목소리로 ‘처녀처럼!’(Like a virgin)을 노래한 뒤 팝음악계가 타락했다고들 하지만 사실 그 훨씬 이전부터 여가수들의 ‘섹시한 반란’은 있어 왔다.
그들 중 하나가 바로 남들과 똑같기를 죽도록 싫어하는 여자 셰어. 1960년대부터 시작된 그녀의 반란은 57세의 ‘할머니’가 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몇 년 전 젊은이들의 몸과 마음을 들썩였던 댄스곡 ‘Believe’로 또다시 정상에 섰던 그녀는, 얼마 전 히트곡 모음집을 발표하면서 다시 한 번 섹시미를 발산하고 있다.
앨범을 발표한 기념으로 팬 서비스 차원에서 진행한 소규모 클럽 공연에 서 그녀를 바라보던 여성팬들은 경이로움을 감추지 못했다. 환갑을 앞둔 나이에도 군살 없이 탄탄한 몸매에 몸에 착 달라붙는가 하면 여전히 탄력 있는 가슴을 강조한 무대의상들. 무엇보다도 아무 거리낌 없이 이를 소화해내는 그녀의 자신감이 부러웠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밝혀진 재미있는 사실은 셰어가 게이들 사이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 남자를 좋아하는 남자들 사이에서 자신이 최고의 인기라는 사실에 그녀는 처음엔 당황하기도 했다고 한다. “제 목소리가 남자 같아서인가요?”라며 농담을 던진 그녀는 곧 “아마도 제가 그들처럼 비주류에 속하기 때문일 거예요”라며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듀오 “소니&셰어(Sony&Cher)”로 데뷔했을 당시 그녀의 나이는 겨우 19세였다. 남자 같은 굵은 목소리에 무표정한 얼굴, 그리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검은 머리의 그녀는 벌써부터 남들과 달랐다. 고운 목소리에 예쁘게 보이려는 다른 금발의 여가수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었던 것. 그 뒤로도 개방적인 섹시함과 과감한 옷차림 등 당시의 사회상에 비추어볼 때 그녀는 분명한 ‘아웃사이더’였다. 그리고 여자로서는 너무나 솔직 담백한 성격은 주변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기도 한다.
얼마 전에도 그녀는 “나는 이제 더 이상 마이클 잭슨을 좋아하지 않아요!”라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평소 마이클 잭슨과 두터운 친분을 가진 그녀이기에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마이클의 음악적 재능과 업적은 아직도 선망하지만, 한창 다른 아이들과 뛰어 놀아야 할 그의 아이들이 집 밖에 나갈 때는 복면을 해야만 하는 등 안타까운 상황을 만든 그가 밉다는 것이다. 그녀의 이런 솔직함과 당당함이 할머니의 나이에도 여전히 섹시할 수 있는 이유일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