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현직 비서관 특검 첫 포토라인 오명, 특검 이미지 수사 공방 속 청와대 관련자 수사 부담 가중 지적도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드루킹 허익범 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연합뉴스.
특검은 이날 오전 9시 백 비서관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드루킹의 댓글조작 행위 등에 대한 인지와 개입 및 드루킹의 인사청탁 관련 조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소환 통보 시간보다 약 15분 일찍 특검에 도착한 백 비서관은 ‘드루킹의 댓글조작을 알고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성실히 잘 조사를 받겠다”는 답변만 짧게 하고 특검 사무실로 모습을 감췄다.
앞서 백 비서관은 올해 2월경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경수 경남도지사로부터 드루킹이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인 한 아무개 씨에게 500만 원을 건넨 사실을 거론하며, 자신의 최측근인 변호사 도 아무개 씨를 오사카 총영사에 임명해 달라는 집요한 요청을 전달받았다.
이후 드루킹은 3월 21일 오전 9시 경찰에 체포됐고, 그로부터 1시간 뒤 백 비서관이 인사청탁 대상자인 도 변호사에게 “만나자”는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백 비서관이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자리에 있는 만큼 김 지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사기관을 움직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백 비서관은 실제로 같은 달 28일 도 변호사를 청와대로 불러 1시간 남짓 면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둘 사이에 댓글조작이나 인사청탁과 관련한 부적절한 대화가 오간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허익범 특검과 드루킹 김동원 씨
특검은 드루킹의 또 다른 측근 윤 아무개 변호사가 아리랑TV 이사직을 제안 받은 사실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 비서관은 이같은 청와대 개입 의혹에 대해 부적절한 대화가 오간 적은 없다는 입장을 보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일부에선 참고인 신분이더라도 현직 민정비서관의 특검 출석은 드루킹 특검 수사의 칼날이 청와대를 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또다른 일부에선 특검이 수사 성과가 미진한 가운데 이미지 수사에만 부각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