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볼링경영자협회, “영세 볼링장 도산 시키려…대규모 볼링장 건립한다” 주장
- 시 전국체전추진단, “전국체전 이후 각종 국·내외 대회 유치… 경제 유발효과 클 것”
[구미=일요신문] 백종석 기자 = 경북 구미시가 오는 2020년 전국체전개최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복합스포츠센터 건립을 두고 구미시·시볼링협회와 구미볼링경영자협회 사이에서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어 향배가 주목된다.
11일 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구미시는 오는 2020년까지 구미시 박정희로 375-22 일원에 연면적 7300㎡, 사업비 244억원(국비 65억원, 도비83억원, 시비96억원)을 들여 복합스포츠센터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센터는 지상 2층 규모로 지하주차장·볼링경기장(1층)·다목적체육관(2층)이 각각 들어설 예정이다. 오는 2020년 8월 완공을 목표로 현재 설계가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논란이 불거진 것은 ‘볼링경기장’ 건립인데, 구미볼링경영자협회측은 센터1층에 들어서는 볼링장은 40레인 규모로 이 볼링경기장이 문을 열게 되면 구미 지역 사설 볼링장의 대부분이 극심한 경영난으로 폐업이나 도산을 우려하고 있다.
협회측 한 관계자는 “구미시에 10개 정도의 볼링장이 들어서 있고 오는 11월에는 산동면에 20레인 규모의 볼링장이 더 들어설 예정이라 완전히 포화상태이다. 시는 이런 사정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 영세 볼링장 업체를 도산시키려 대규모 볼링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사설 볼링장은 시설이 너무 오래돼 시설투자를 해야 하지만 요즘 경영 여건에서는 영업이 너무 안돼 시설투자는 엄두도 못 내고 겨우 인건비만 가져간다. 대규모 최신시설 볼링장이 들어오면 당연히 사람들이 그쪽으로 갈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제천을 치르기 위해 많은 예산을 낭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다른 지역에서 치른 전국체전을 보면 볼링 종목은 주변 지역과 분산해서 경기를 진행했기 때문에 구미시도 그렇게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구미시볼링협회는 “지난해부터 사전경기가 없어져 20레인 경기장 7개가 필요하고, 구미 사설 볼링장은 노후화돼 공인 경기를 치를 수 없다. 특히 시 대표선수들도 구미 지역을 벗어나 인근 지역에서 연습을 하는 실정이며 시에 국제공인 볼링장이 없어서 추진하게 됐다”며, “시민들은 쾌적하고 좋은 시설에서 운동하고, 강습 받길 원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어 “시립 볼링장이 생기면 볼링인구저변 확대와 실업팀과 유소년팀의 육성, 발굴에도 큰 도움이 되고 시 볼링 발전에 초석을 쌓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센터 건립으로 인해 인프라가 확충되면 생활체육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전국체전추진단 관계자는 “전국체전을 치를 볼링경기장 부족, 볼링 초보자들과 가족 단위의 운동시설이 부족, 시민들이 하고 싶은 조사에서 수영, 볼링, 배드민턴, 걷기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던 점, 전국체전 후 각종 국, 내외 대회를 유치함으로써 그로 인해 시의 경제 유발효과는 엄청 날 것이다”는 추진 이유를 들며, “건립 계획은 변함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시립 볼링장’ 건립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시민들은 “시립체육관이 건립되면, 도시 인프라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특히 시의 체육관 운영으로 시민들은 일반 사설 시설(볼링장)보다는 다소 저렴한 금액으로 체육관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거고, 체육관 내에 볼링장을 비롯해 체력단련실과 갖가지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운동을 즐길 수 있어 건립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라며, 입을 모으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구미시의회는 해당 문제에 대해 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시의원들도 복합스포츠 센터 건립에 찬성과 반대하는 의원으로 나누어져 있어 향후 사설 볼링장의 상권 보호냐 아니면 생활체육 활성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냐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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