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권 가진 전 SM 대표 “영리 추구 공연은 로열티 지급해야” vs 공연기획사 “멤버들로부터 위임 받아 문제없어”
오는 10월 13~14일 단독콘서트를 앞둔 H.O.T.가 상표권 사용 문제에 휘말렸다. 사진=MBC 무한도전 제공
무한도전에서도 콘서트를 진행하긴 했지만 방송을 목적으로 한 무료 공연이었기 때문에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김경욱 전 이사는 “좋은 일에 사용하고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H.O.T. 상표를 사용해도 좋다”고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음 달 공연은 티켓을 판매해 진행되는 유료 공연이라는 이유로 문제가 불거졌다. 김 전 이사는 이와 관련해 H.O.T. 공연을 주최한 솔트이노베이션 측에 지적재산권 침해 중지요청과 관련한 내용증명을 보냈다.
당시 솔트이노베이션은 H.O.T.의 콘서트 명을 ‘Forever H.O.T.’라고 정했고, 김 전 이사는 “H.O.T.의 상표권이 나에게 귀속된 만큼 수익이 발생하는 사업에 있어서 해당 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욱 전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로부터 “H.O.T. 상표권 사용 금지” 내용증명을 받은 공연기획사 솔트이노베이션 측이 공연 포스터에서 H.O.T. 상표와 로고를 제외했다. 사진=솔트이노베이션 제공
그는 “공익 목적으로 진행되는 공연이라면 무료로 상표권이 사용되는 것에 동의하지만 영리 추구 형태의 공연이라면 국제 기준에 준하는 로열티가 합의돼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던 바 있다. 이 로열티 협의가 어그러지면서 양측 간 갈등이 깊어졌다는 것이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이다.
솔트이노베이션 측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H.O.T. 멤버들로부터 콘서트 개최와 관련한 범위 내에서 H.O.T.의 그룹명이나 로고를 사용하도록 적법한 위임을 받았으므로 기획사의 표장 사용 역시 멤버들이 직접 사용하는 것과 동일시 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저명성이 인정되는 H.O.T.의 그룹 명칭을 상거래 관행에 따라 사용하는 경우는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연예인의 상표권은 그 주지저명성이 발생하기 전에 출원·등록됐는지 그 뒤에 이뤄진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라며 “만일 대중들에게 해당 상표가 널리 알려지기 전에 등록을 마쳤다면, 이후 멤버들이 타인에게 이를 사용하도록 허락했다 하더라도 상표권자와도 협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김 전 이사가 H.O.T.의 데뷔 직후인 1996년 상표를 등록한 만큼 그에게 우선적인 권리가 주어진다는 이야기다.
한편 현재까지 상표권 관련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콘서트에서는 H.O.T.라는 직접적인 상표 대신 ‘문희준, 장우혁, 강타, 토니안, 이재원의 High-five Of Teenager’라는 명칭이 사용된다. 솔트이노베이션 측은 김 전 이사와의 합의를 최대한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콘서트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