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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맨 왼쪽)는 병풍의 총지휘자를 박지 원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지목하면서 상당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까지 주장했다. 지난 23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아직 병풍을 역전시킬 만한 결정적 제보는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당히 신빙성 있고 효용가치가 있는 제보 몇 건을 확보, 현재 확인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제보내용을 공개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남경필 대변인은 “정기국회가 열리면 상임위를 통해 제보 내용을 공개하고 증거와 자료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의 발언에 대한 면책특권이 있고, 제보 공개의 폭발력이 큰 국회를 이용하겠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한나라당이 병풍과 관련된 제보를 공개한 것은 두 가지다. 현직 장관이 청와대 수석 시절 병풍수사를 직접 지휘했다는 것과 병풍을 폭로한 김대업씨의 재산에 관한 사항이다. 한나라당은 자료와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그 내용은 일부 공개했다. 둘 다 정부기관 내부의 제보가 아니면 도저히 한나라당이 입수할 수 없는 것들이다.
병풍의 청와대 개입과 관련, 김영일 총장은 휴일인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했다. 청와대 수석을 지낸 현직 장관이 병풍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다는 내용이다. 김 총장은 회견에서 “2001년 초 당시 청와대 모 수석이 대통령에게 병무비리 재수사를 건의하는 보고서를 올렸고, 자기 소관업무도 아닌 국방부 법무관리관, 군 검찰관계자를 청와대로 불러 수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 수석은 이회창 후보 관련 부분을 집중적으로 밝혀낼 것을 요구했다는 구체적 증언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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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오 의원(위)과 김영일 총장은 병풍과 관련, 여권에 반격을 가했다 | ||
김 총장은 모 수석이 누구냐는 질문에 “현직 장관으로 방송에 영향력을 행사할 힘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 김성재 문광부 장관을 지목했다. 김 총장은 “당시 대통령에 보고된 ‘추가적인 병무비리 의혹 조사대상 국회의원’이라는 문건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 총장은 지난 24일 군 관계자와 만났다. 물론 회동 장소와 둘이 나눈 얘기는 극비다. 군 관계자는 병무비리 수사에 개입했거나 그 내용을 잘 아는 현역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군 검찰과 병무비리합동수사반 관계자들은 김대업씨의 주장을 일부 부인하고 있으며, 몇몇 관계자는 김대업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했거나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또 99년 당시 이회창 대통령 후보 아들 정연씨의 병무비리 수사를 하면서 내부 이견이 심해 상당한 진통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제보자는 당시 수사에 불만을 품었던 인사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 제보자는 그동안 수 차례 김 총장과 만났다고 한다. 제보자는 자신이 현역 군인이기 때문에 신분보장을 부탁했고, 김 총장은 이를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보자는 그러나 자신의 제보를 청와대와 국방부가 부인할 경우 양심선언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에게 관련자료를 이미 넘겼다고 한다. 김성재 장관은 김 총장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이에 김 총장은 제보와 관련된 증거자료를 조만간 공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 총장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보자가 증인으로 채택되면 자연스럽게 밝힐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공개한 또 한 건의 제보는 김대업씨 재산과 관련돼 있다. ‘김대업 정치공작 진상특위’ 위원장인 이재오 의원은 지난주 “김대업씨는 97년 당시 재산이 약 6억5천만원이었는데 지금은 20억원대나 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김씨가 교도소를 나와 군검 합동수사반의 수사요원으로 합류한 시점에 거액의 돈이 입금된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김대업씨의 대구은행 덕산동지점 가계금전신탁 2억원 및 외환은행, 조흥은행의 계좌내역 일부를 밝혔다. 이 의원은 “계좌번호와 입출금내역은 필요한 시기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의 금융거래 내역은 본인이 아니면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이며, 공개 자체가 불법이다. 이재오 의원은 이 때문에 계좌번호와 입출금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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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일총장 | ||
이재오 의원이 김대업씨의 은행 계좌번호와 입출금 내역을 확보했다면 금감원을 통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당 일각에서는 기무사의 내부고발자로부터 제보를 받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기무사는 김대업씨에 대한 뒷조사를 철저히 했으며 상당한 자료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업씨는 자신이 20억원대의 재산가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정기국회 때 국정감사장을 활용, 김씨의 은행계좌와 부동산 내역을 공개하고 정부를 상대로 답변을 듣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국정감사가 열리면 김대업씨의 재산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병풍과 관련, 이미 밝힌 위의 두가지 제보 외에도 조만간 공개할 제보가 더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청원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나 의원총회 등을 통해 “병풍의 총 지휘자는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이라면서 “상당히 근거있는 정황증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수차례 밝혔다. 서 대표는 지난주 의원총회에서 “대표인 나를 믿어달라, 내가 책임진다”는 말까지 했다. 한나라당 핵심당직자에 따르면 제보의 출처는 대부분 국정원, 검•경, 금감원, 국방부, 기무사 등 권력 핵심기관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국가기관의 규율이 흐트러지고 대선을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이어서 권력기관내 친 한나라당 세력의 내부정보 유출이 날이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과거에도 정권 말에는 특정정당에 줄을 서기 위한 권력기관 내부 인사들의 정보유출이 항상 있었다. 당내 정보통인 정형근 의원은 이미 민주당 한화갑 대표의 방북 프로젝트를 폭로했고, 홍준표 의원도 지난주 검찰인사와 관련된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 및 검찰내부의 반발 등을 상세히 소개한 바 있다.
두 의원 모두 과거 국정원과 검찰에 몸담고 있었기 때문에 내부 생리를 잘 알고, 그만큼 정기적으로 정보를 흘려주는 제보자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병풍을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아직까지는 이를 입증할 확실한 증거나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의 병풍 개입설이나 김대업씨의 재산 문제는 확인된다 하더라도 주변 정황에 불과할 뿐 ‘병풍=정치공작’이라는 등식을 성립시키지는 못한다. 여기에 한나라당의 고민이 있다. 한 당직자는 “수많은 제보가 있지만 확인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제보는 한나라당의 정보력에 혼란을 가져다주는 ‘역정보’도 있다고 한다. 김일송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