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줄 알았더니… “발목 잡힌 은혜재단 사태” / 박현일 의원, 판결 줄줄이 나왔는데도 ‘공무원 책임 회피’ 집중 추궁 / 이혜원 의원 “양평군 임시이사 파견 절차 잘못” 지적
더불어민주당 박현일 의원이 12일 행감에서 양평 은혜재단 사태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정동균 양평군수가 은혜재단 사태의 적극 해결 의지를 표명했음에도 양평군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담당 공무원들은 여전히 잘못이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해결 대신 양쪽이 합의가 되도록 적당히 봉합하는 모양새다.
◇ 정 군수 “적극적인 행정지원 약속” vs 집행부 “대법판결까지 할 게 없어” 버텨
지난 6일 정동균 양평군수는 김종인 전 이사장과 종전 이사진의 원상회복과 재단 정상화를 위한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 군수는 이날 군수실을 찾은 김종인 이사장 등 관계자들과 면담 중 일어나 깊이 고개를 숙이며 “관계 공무원들을 대신해 ‘사죄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최문환 부군수와 구문경 주민복지과장은 현재 재판 중인 사건의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는 김 이사장과 이사진의 원상회복 외엔 할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박현일 의원이 12일 양평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은혜재단 사태에 대한 공무원의 잘못을 지적하자 이들이 취한 입장이다. 이들은 공무원들이 한 행정 역시 잘못한 것도 없으며 현재로서는 양측의 합의 말고는 해결책이 없다는 취지로 일관했다. 서울고법과 여주지원 등 3곳의 재판부가 연이어 군 행정이 잘못됐다고 판시했음에도 1년 8개월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지적 속에 신임 정 군수에 대한 집행부의 정면도전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김종인 이사장이 최근 3건의 재판에서 연달아 승소하면서 지난 6일부터 법인사무실에 출근하자 일단락된 줄 알았던 은혜재단 사태가 이처럼 양평군의 미온적 행정처리로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김 이사장 측은 1주일 동안 각종 서류를 인수인계를 받지 못해 정상적인 업무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사장과 이사들의 지위 회복 외에는 양평군 행정이 변한 게 없어 은혜재단 정상화의 길은 멀다는 게 김 이사장 측 주장이다.
양평군의회(의장 이정우)는 지난 3일 개회한 제1차 정례회 기간 중 7일부터 18일까지 12일간 집행부에 대한 2018년도 행정사무감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본지는 양평은혜재단 사태를 집중 추궁한 양평군의회 행정사무감사를 지상중계한다.
◇ 박현일 의원 “재판부 판결에도 공무원들 설립자 편들기 여전”
양평군의회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위원장 황선호)는 9월 12일 오전 10시 소회의실에서 주민복지과 행정사무감사 중 은혜재단 사태를 집중 추궁했다. 대상은 구문경 과장과 최문환 부군수였다. 단연 논란의 중심은 공무원의 은혜재단 사태 해결 의지 여부와 그 배경이었다.
공무원의 위법행정이 은혜재단 사태를 야기시켰다며 질타하고 있는 박현일 의원.
먼저 더불어민주당 박현일 군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서울고법과 여주지원 등 3건의 재판에서, 2017년 1월 18일 김종인 이사장이 사표반려 요구 공문을 제출했음에도 2월 15일 양평군수가 임시이사를 선임한 것은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게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고 2017년 3월 17일자 이사회를 비롯해 그 후 진행된 모든 이사회 결의 역시 의사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한 중대한 하자로 모두 무효라고 판시했다.”면서. “하지만 담당과장의 그간의 반응과 행정처리가 판사의 판결과 상당히 배치되고 있다”고 추궁했다.
이에 구문경 과장은 박 의원의 행정처리 잘못 지적에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 구 과장은 “군에서는 복지부와 고문변호사 자문을 얻어 임시이사 선임을 했기 때문에 당시 행정절차에는 최선을 다했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본안이 확정되어야만 무효가 확정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박현일 의원은 “1심 판결(8월 22일)이 나오면 뭔가 해주겠다고 했던 공무원들이 ‘최선을 다 했다. 나는 정당한 행위를 했고 행정처리에 하자가 전혀 없다. 군민 앞에 부끄러움도 없고 행정 책임이나 법적 책임도 없다’고 한다”며 질책을 이어 갔다.
이에 대해서도 구문경 과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본안 1심이 나오면 뭘 어떻게 하겠다는 말을 전혀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자 이에 대해 김종인 이사장 측은 “구문경 과장은 군수님과 부군수님을 비롯해 언론인들에게도 8월 22일 선고되는 1심 판결을 지켜보자며 수도 없이 말했다.”고 반박했다.
박현일 의원은 계속해서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적어도 뙤약볕 밑에서 그 많은 민원인들과 양평 언론들 그리고 판사의 판단들. 설립자 가족이 2014년 3억 6천만원, 2018년 또 4억 8천만원을 횡령했다고 판단한 판사들이 있다. 중재를 하거나 군수님이나 부군수님에게도 보고를 하더라도 그 눈높이를 봐야한다.”면서. “‘마음깊이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 혹여라도 제 행동이 잘못됐다면 그로 인해서 밤 잠 설치고 잠 못 자고 40도 뙤약볕 밑에서 고생한데 대해 사죄드린다. 그러나 나는 억울합니다’ 이렇게 나온다면 내가 이해할 수 있다”고 재차 질타했다.
◇ 최문환 부군수 “판결문 내용 인정하지만 공무원 잘못은 아냐”
최문환 부군수를 답변석으로 불러낸 박현일 의원은 “제가 한 5분 발언 요지는 군 행정에 대한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민원해소, 군민의 눈높이 적어도 위법을 저지른 양평군의 관리감독에 대한 책임, 또 기관에 대한 계속적으로 비호와 의혹을 끊임없이 양산한데 따른 질타였다”면서, “새로운 군수가 오셨으니 미적거리지 말고 빠른 시일 내에 군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양 쪽을 충분히 아우를 수 있는 상생의 협의를 끌어내야 되는데 그런 노력이 부족하다. 군수님께 직접 특단의 대책을 내려 달라는 직언을 했다. 양쪽의 상생이 없다면 보조금을 다 중단하고 해체를 하고 분산 수용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폐업을 해 달라고 건의했다. 그런 각오가 없으면 저한테 들어오는 제보 양이 양평 관내 시설을 몇 년을 감사해도 다 못할 정도의 양이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박현일 의원이 최문환 부군수를 답변석으로 불러 내 은혜재단 사태의 조기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최문환 부군수는 “은혜재단 사태 와중에 우리 공무원들이 중심에 섰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 책임자로서 송구함을 전한다. 다만 서로 자기들 주장만 한다. 한쪽 편 얘기만 들어서 안 될 것 같아서 최문경 이사장을 불러 법원판결에 따라 9월 4일자로 법인 사무실 개방조치, 17년 1월 5일자 이사진 원상회복 복귀, 최문경 이사장의 거취에 대한 얘기를 전했다”면서, “그러나 최문경은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의 항소 취소에 대해서는 자기 맘대로 취하를 할 수 없다고 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최문경 이사장의 거취 여부에 대해서는 군에서 그만 두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관계법령에 따라 조치토록 권고했다.”면서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인 행정조치 요구에 대해서는 이런데 휘말릴수록 관계 공무원은 관계법령을 따를 수 밖에 없다”고도 했다.
또한 “구문경 과장은 항소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기다려 되는 게 아니냐는 입장이고, 그게 맞다. 군하고 은혜재단과의 운영문제는 문제없다. 다만 법인들끼리의 싸움이다. 내가 개입하려고 해도 양 측의 합의가 쉽지 않다. 그래서 군의원님들과 모든 양평군민들이 은혜재단 정상화를 위해서 제3의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군 입장에서는 대법 판결 나오기 전까지 행정행위를 하지 않아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자 박현일 의원은 “저는 은혜재단 사태를 전혀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사회복지 법인 등 민간재단의 이사진 변경은 민법에서 정해 놓은 재단 이사회의 고유 권한”이라면서, “설립자가 출소 후에 사표를 내도록 두려움을 느낀다든지 위기의식을 느끼는 분위기를 유도했다면 또는 그렇게 해서 아들인 간사가 사표를 군에 사표를 제출했고, 그 순간부터 군에서 ‘이게 웬 떡이야’ 부하뇌동해서 임시이사를 파견해서 이 사건이 발생됐다. 이 모든 것이 판결문에 그대로 나와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양평군에서 쓸데없이 개입해서 이 사단을 야기했다.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등기소에서 임원변경을 3번이나 거부했다. 군이 나서서 정관을 변경해줘서 이를 근거로 임원변경에 성공했다는 말도 결코 억측은 아니다. 이사장이 사표를 쓰기 전부터 경기도공무원들과 어떤 유착관계로 상의가 됐다는 얘기도 공공연하게 떠돌고. 대부분의 이사장 관련 공문들이 폐기되고 은닉되고 있다는 소리까지 있다”면서 “이러니까 언론인들이나 주민들은 이해가 안 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 박현일 의원 “담당 공무원 특단의 처벌 등 후속조치 따라야”
박 의원은 “‘좋은 게 좋다 식으로 전에 하던 설립자가 천년만년 계속해야 우리도 편하다’는 그런 식으로 했다면 이건 극단적으로 보신주의고 무산안일이다. 그렇다면 공무원들을 바꿔야한다. 특단의 책임을 지게 만들고 특단의 처벌을 하고 옷을 벗는 한이 있더라도 군민들이 공개할 수 있는 인사조치 등 후속조치가 따라야 한다.”며 “법인 돈으로 8건의 재판을 하면서 현재까지 8870만원의 소송비를 사용했다. 항소심 인지대 등 소송비까지 합하면 1억원이다. 대법원까지 가려면 대체 돈이 얼마나 들고 어느 세월에 끝나나. 제가 한 8선쯤 해야 끝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박 의원은 “관계 공직자들의 묵인 유착의혹 등 여러 가지 설과 설립자 부부가 지게의집 횡령 한 돈에 대한 공탁금을 재판비용으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해소되고 있지 않다. 설립자부부가 총 8억원이 넘는 돈을 횡령한 사실이 재판 결과 드러났는데도 죄가 없다면서 이사들이 처벌불원서를 써줬다. 이사들에 대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됐느냐.”고 질타를 이어 갔다.
답변에 나선 최문환 양평부군수. 최 부군수는 현재 군에서 은혜재단에 조치할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고, 대책위를 구성해서 합의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문환 부군수는 “이사들간에 처벌불원서를 써준 것은 군에서 잘못한 게 아니다”라고 응수하고, “현재 군에서 은혜재단에 조치할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 부군수는 이어 “책임조치에 대해서는 저도 나름대로 책임을 느끼겠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는 감사 등을 다 받은 상황에서 공무원 잘했다는 건 아니다. 구 과장이나 한 팀장 입장에서는 우리가 잘못한 게 없는데 우리가 무슨 죄 있냐. 진짜 신변에 불안을 느낀다고 얘기하고 있다. 구 과장 같은 경우에는 대법원 판결때까지는 꼼짝 못한다.”면서 “김종인 이사장 측과 최문경 이사장 측이 대화가 안된다. 결론적으로 군의회에서 같이 대책위를 구성해서 저명 있는 위원장을 뽑아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합의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재차 주장했다.
또한 “양평군에서 소극적으로 한 게 아니고 내가 보기엔 적극적으로 했다. 앞으로는 실무자들한테 잘못했다는 이런 얘기들을 삼가 달라.”면서 도리어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박현일 의원은 “신분상 불안한 것은 본 의원이 더 느끼고 있다. 양평의 유착비리가 어느 정도인지 몰라도 5분발언 했다고 늦은 밤 새벽 할 것 없이 공갈 협박전화, 댓글, 카톡 등이 수도 없이 오고 있다.”고 말하며 감사를 마쳤다.
◇여전히 갈길 먼 ‘은혜재단 사태’… 이혜원 의원 “임시이사 추천 방법도 잘못”
이날 행감에서는 임시이사 추천 과정도 불거졌다. 박현일 의원 질문이 끝나자 자유한국당 이혜원 의원이 양평군의 임시이사 추천 방법이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임시이사 추천이 들어오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추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면서, 그 과정에서 이행절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다그쳤다.
이에 구문경 과장은 “임시이사의 경우 법적인 조항이 없기 때문에 사외이사 추천에 준해서 협의체에 의뢰를 했고 협의체에서 2배수가 아닌 단수로 3명을 추천했다. 사외이사가 아닌 임시이사는 협의체의 의무 업무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자유한국당 이혜원 의원이 구문경 과장을 대상으로 임시이사 파견에 대한 위법성 여부를 따지고 있다.
그러자 이혜원 의원은 “주민복지과가 협의체를 관리감독 해야 하는 임무가 있다. 임시이사에 대한 법적인 근거가 없기 때문에 사외이사 추천에 준해서 해야 하는 게 맞다. 그렇다면 그 당시 2배수인 6명을 추천해야 되는 게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이어 “협의체에서 임시이사를 추천하면서 요건에 맞게끔 진행이 되어야 하는데 절차상 그런 부분이 무시되고 진행됐다.”면서 “공개모집에 대한 부분은 내부지침이 정해져 있어야 하고 그 내부지침에 의해서 진행되어야 한다. 임시이사에 대한 공고나 모집 결과가 전혀 공고되어 있지 않는 등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데 대한 의문이 든다.”고 질타를 이어 갔다.
이에 구문경 과장은 “협의체의 임시이사 추천에 대한 규정이 없지만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의뢰를 했고, 공고나 절차에 의해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 그렇지만 이 사안을 계기로 보건복지부에 건의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혜원 의원은 “협의체 소위원회에서는 임시이사 3명에 대한 추천을 결정할 내규도 없다. 현재 사태까지의 부분도 이런 과정에서의 문제가 나타났다고 보면 협의체에서 사외이사든 임시이사든 추천기구역할이 충실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도점검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주문하면서 감사를 마쳤다.
이어 박현일 의원이 억울하다는 내용을 제출해 달라고 하자 구문경 과장은 “저도 은혜재단이 빨리 정상화돼서 지적한 모든 것들이 일소되는 것을 가장 바라는 사람 중 하나다. 그 중심에서서 똑바로 가려고 애쓰고 있으나 오해를 받고 있는 부분이 있어 이해를 구하는 말씀으로 드린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당초부터 공무원들이 일방적으로 설립자 측의 편을 들었다는 취지의 재판부 판결이 연달아 나오면서 담당 공무원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 郡, 은혜재단 사태 관련 팀장 전보발령
이날 공무원들의 답변내용과 태도에 김종인 이사장 측 관계자는 “공직자로서 반성하는 마음 없이 마치 다른 사람 일처럼 말하고 공동책임에서 비켜가는 듯한 답변으로 일관해 아쉽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3건의 재판에서 드러난 공무원과 설립자 측의 유착 사실은 사회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도저히 용납되선 안될 일”이라며 “연루된 당사자들을 당장 직위해제하고 경찰수사를 의뢰해 죄상을 명백히 밝히는 한편 군의회 차원에서 특별감사가 필요한 위중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양평군은 한아무개 담당 팀장을 9월 20일자로 전보조치 했다. 한 팀장은 전략기획과 이아무개 팀장과 자리를 맞바꿨다. 신임 이 팀장은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 뛰어난 업무처리가 강점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은혜재단 사태 해결을 위한 솔로몬의 지혜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7일부터 18일까지 12일간 개최되고 있는 양평군의회 행정사무감사. 사진은 12일 열린 주민복지과 감사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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