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바람’ 불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할 벽’ 많다
양곤 국제공항 출국장과 입국장. 유학을 떠나는 두 청년이 시골에서 마중 나온 어른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아래는 입국장 모습. 이달부터 여행객은 비자 없이 들어올 수 있다.
양 나라에는 아직 두꺼운 벽이 있습니다. 여행비자는 문을 열었지만 아직 여행객이 호텔이 아니면 묵을 수가 없습니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70일, 6개월, 1년간의 체류비자를 유지해야 합니다. 집이 있어도 반드시 거주신고를 해야 합니다. 관광에 장애가 되는 국내선 비행기 요금도 외국인은 현지인보다 두 배 가까이 비쌉니다. 현지인과 동등하게 책정해야 관광이 활성화될 것입니다.
무비자 입국 첫날 양곤공항에서 한국 관광객들에게 기념으로 선물한 전통 하프 공예품.
최근 양 나라에서 가슴 아픈 사건이 있었습니다. 양국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지난 8월 한국에서는 미얀마인 건설노동자가 불법체류 단속를 피하려다 8미터 건물 아래로 떨어져 뇌사상태에서 숨졌습니다. 취업비자를 연장하지 못했으면 돌아왔어야 했는데. 안타깝기만 합니다. 슬픔 속에서도 미얀마 가족들은 아들이 일한 한국에 아들의 장기를 기증했습니다. 지난 7월에는 미얀마 법정 항소심 재판에서 한 한국인 사업가가 마약사범으로 11년형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몰고 가는 자동차 뒷좌석에 금지약물이 놓여 있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우리 교민사회가 공정한 재판을 촉구하며 노력했지만 원심을 뒤집진 못했습니다. 해당 통역직원의 자백과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이 사건은 돈을 둘러싸고 공모한 범죄입니다. 미얀마는 북쪽 국경에 마약이 재배되고 거래가 되기에 내전도 자주 발생합니다. 그래서 마약사범은 형량이 무겁습니다.
미얀마는 최근 3년간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경험한 나라라고 합니다. 저도 그 시기를 지켜보며 실감합니다.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러다 로힝야 난민문제로 외국의 투자가 위축되고, 최근은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미얀마에 대한 연구가 절실할 때지만, 사실 학계에서 미얀마를 다룬 논문이나 보고서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정보가 없습니다. 앞으로 한국으로 유학 간 미얀마인들의 연구를 밀어주고 활용하면 더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땅이 넓은 미얀마는 국내선 항공을 이용해 여행할 경우가 많다. 요금이 외국인에겐 비싸 관광의 장애가 되고 있다.
한국인이 무비자로 미얀마로 온 첫날. 양국의 두꺼운 벽이 조금씩이라도 허물어지길 소망합니다. 이 나라 국민들은 여전히 한국을 가장 동경하기 때문입니다. 농민들은 한국의 농업기술을 부러워하고, 경찰들은 드라마를 통해 한국의 과학수사를 부러워합니다. 그래서 ‘치안 한류’가 도입되길 희망합니다. 우리가 꿈을 안고 한국에 온 미얀마 사람들을 끌어안을 때, 미얀마 속 한국인들도 어깨를 펴고 일할 것입니다.
정선교 Mecc 상임고문
필자 프로필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일요신문, 경향신문 근무, 현 국제언론인클럽 미얀마지회장, 현 미얀마 난민과 빈민아동 지원단체 Mecc 상임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