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지대 합법화할 ‘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
하 의원 법안의 주요 특징은 암호기술과 거래수단의 의미가 모두 포함된 ‘암호통화’로 용어를 통일했고, 암호통화의 정의에 분산원장 기술을 명시하여 규제 대상을 더욱 구체화했다. 또한 신규 코인/토큰 등의 발행은 금융위원회 소관의 ‘암호통화발행심사위원회’가 승인하도록 하여 ICO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높였다. 마지막으로 해킹 위협으로부터 투자자의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정보보안 체계를 강화하고 벌칙 조항을 명시하여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했다.
이 법안은 암호통화취급업종을 추가하여 암호통화거래소를 합법화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금융위원회 소관 심사기구인 ‘암호통화발행심사위원회’를 통해 ICO를 합법화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다른 법안들에서 채택한 ‘발행업자 인‧허가제’와 달리 전문가 위원회 심사를 통해 불필요한 절차를 없애고 사업자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암호통화는 현행법상 개념조차 정의되지 않아 국민들이 큰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암호통화거래소는 전자상거래법상 통신판매업자로 볼 수 없다’는 시정권고를 내리면서 사업장 지위까지 상실해 사실상 암호통화 업계는 무법 지대에 놓여있었다.
또한 지난 27일 중소벤처기업부는 블록체인 업종을 유흥‧도박업종과 똑같이 취급하면서 벤처기업에서 제외시키는 시행령을 통과시킨 바 있다. 투기 과열이나 해킹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정부가 암호통화거래소를 장려한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한 블록체인 산업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기 때문에, 긍정적인 면은 살리고 부정적인 면은 통제하며 정책적으로 양성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 의원은 “어제 정부가 암호통화를 유흥업종 및 도박업종과 똑같이 취급하면서 벤처업종에서 완전히 제외하는 시행령을 통과시켰다”면서 “암호통화거래소와 암호통화공개(ICO)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발의해 정부의 암호통화 죽이기 정책에 결연히 맞서겠다”고 설명했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