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문 충남해양과학고등학교장
[보령=일요신문] 이상원 기자 = “사람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라는 말이 간간히 들리는 요즘, 외면받고 있던 학교에 관심이 집중돼 화제다.
주인공은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이 살아나갈 길은 오로지 바다’라는 국가적 사명을 띤 충남 보령의 충남해양과학고등학교(이하 충해과고). 학교장 재량휴일인지라 텅 빈 교정이었지만 교장실은 열려 있다.
‘힘(力)을 모으면 더 멀리 갑니다’란 경영철학으로 올 3월 부임해 발품의 열정으로 학교를 쇄신시킨 서용문(61) 교장을 만나봤다.
다음은 서 교장과의 일문일답.
- 언제 충남해양과학고등학교에 부임했으며, 교사 경력은?
“올해 3월에 부임했으며 교사 경력은 40여 년 됐다. 아산시 도곡중학교로 첫 발령을 받았고 일반사회를 가르쳤다.”
- 충해과고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학생 및 교직원 현황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충해과고는 명품 학교다. 1948년 개교 이래 꾸준한 변화와 성장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고 62명의 교원과 일반 공무원이 미래 대한민국의 해양을 다룰 인재 4개과 3년 과정의 268명을 양성하고 있다.”
- 입학 자격을 굳이 말한다면?
“바다에 대한 관심과 미래에 대한 확고한 꿈을 가진 자면 되고, 인성을 갖추도록 교육한다.”
- 4개학과의 설명과 졸업 후의 진로는?
“해양생산과, 동력기계과, 자영수산과, 냉동공조과가 있다. 해양생산과는 졸업 후 항해사·어선항해사의 양성을, 동력기계과는 기관사 양성과 내선 공사 및 시공사업자 양성, 자영수산과는 수산양식·관상어사육·생선회조리를, 냉동공조과는 전 선박에 부착된 냉동·냉장에 관한 공부를 마치면 우수한 인재로 거듭나 사회의 일원이 된다.”
- 이런 학생들이 공부하고 실습할 시설은?
“특과적 시설로는 크게 해양관, 양어장, 냉동실습실, 실습선이 있고 원거리 학생을 위한 기숙사가 있으며 스킨스쿠버와 잠수기능 자격증 취득을 위한 아라누리관이 있는데 국가공인자격취득 시험장이다.”
서용문 교장이 아라누리관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실습선의 현황은?
“한내호(438t), 한내1호(9.77t), 부선(131.7t), 꿈비호가 있으며 이중 한내호는 정원 54명의 충남에서 가장 큰 배로 서·남해안, 중국·일본까지 실습이 가능하다.”
- 기숙사엔 엄격한 규율이 있다는데?
“원거리 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운영하는데 62명이 2인 1실로 기숙한다, 기숙사 안에서의 음주와 흡연은 퇴사(소)다. 퇴사한 학생은 인근 원룸이나 또 다른 방법으로 통학을 하게 된다. 학부모와 학생 모두가 지키려고 노력한다.”
- 충해과고의 특성화된 장점은?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여건상 졸업 후 취업이 잘 된다. 산업체 군복무대체도 가능하다. 해군 부사관에 올해 6명이 합격했다. 대단한 일이다. 군 제대 후엔 해경으로의 직업 전환이 용이하다. 해양관련 일반대학이나 사관학교 출신자보다 우리학교 출신들이 더 환영받는다. 바다에 대한 모든 실습을 거쳤기 때문이다.”
- 해양관련부처의 관심은?
“자영수산과는 등록금을 비롯한 교재대 등이 전액 면제다. 해양수산부의 인재양성 차원의 지원이다.”
438t의 한내호. 중국 일본 등의 항해 실습시 이용된다.
- 앞으로의 전망은?
“전국에 12개의 해양관련 특성화고가 있지만 마이스터고 수준을 넘어선 질 높은 교육을 통해 많은 인재를 양성해 왔다. 다른 지역은 기간제 교사를 쓸 수밖에 없지만 우리는 정규 교사 2명을 채용했다. 특성화된 교육과정에 전망이 밝다는 말이다. 또 올해 입학을 타진 중인 중3 여학생은 해양생산과와 동력기계과 2개 학과를 동시에 공부하겠다고 상담해 와 골칫거리다. 학교에선 자영수산과를 통한 공직의 길을 권유했지만 본인은 선장과 항해사·기관사 자격을 동시에 취득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학생이 우리 학교의 교육이념과 맞는, 바다에 관심과 꿈이 있는 학생의 입학자격이며 우리 학교의 미래다.”
- ‘사람만 바뀌었을 뿐인데’라는 말이 있다.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열심히 뛰었다. 저 혼자 한 것은 아니나 올해 18억 원을 해수부, 충남도, 보령시 등으로부터 지원받아 후진양성을 위한 시설 등에 투여했다. 목표를 설정하고 열심히 일했다. 후임 교장이 우리학교의 경영과 사업이 계속 이어질 수 있는 경영자로서의 교장으로 남고 싶다. 믿고 따라 준 교직원들이 고맙다.”
- 40여 년의 교직생활 중 기억에 남는 것과 보람은?
“인근 남포중학교 재직 시 스승의 날에 제자들이 찾아와 맞절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보람이라면 사회에 필요한 인재양성과 더불어 인성을 가르치니 학교에 휴지 한 장 떨어진 것 없는 점이 가장 보람이다.”
한내호에 승선해 실습중인 학생을 지도하고 있는 서용문 교장
- 애독자 여러분께 하고 싶은 말은?
“과거의 대천수산고등학교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대양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충남해양과학고등학교의 전 교육과정을 들여다봐야 한다. 실력 있고 예의바른 반듯한 인재로 키워내겠으니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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