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함식 개최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11일 오전부터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관함식 개최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제주=일요신문] 박해송 기자 = 제주 서귀포시 강정 해군기지 앞바다에선 11일 오후 2시부터 우리나라를 포함해 13개 국가의 함정 41척과 항공기 24대가 참가한 가운데 국제관함식 메인행사인 해상사열이 펼쳐진다.
국제관함식 개최를 반대하는 강정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11일 오전부터 제주해군기지 정문에서 관함식 개최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거세게 저항했다.
해군 국제관함식 해군 사열을 앞둔 오전 11시 제주해군기지 정문앞에서 공동 기자회견 ‘평화를 파괴하는 국제관함식 온 몸으로 반대한다’가 열렸다.
국제관함식 개최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11일 오전부터 제주해군기지 앞에서 관함식 개최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2018 국제관함식 반대 평화의섬 제주 지키기 공동행동’은 11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의 바다, 세계 평화를 품다’라는 국제관함식의 슬로건은 위선이고 거짓”이라며 “남북 정상이 만나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논의하는 시기에 정작 제주해군기지에서는 핵 무력을 자랑하는 모순이 펼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7년 미 핵잠수함에 이어 이번 관함식에는 미 핵추진 항공모함 도널드 레이건호가 찾는다고 한다”면서 “남북 정상이 만나 비핵화를 논의하는 시기에 정작 제주해군기지에서는 핵 무력을 자랑하고 시위하는 모순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1일 오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정문 앞에선 관함식에 반대하는주민들과 경찰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해상사열에 참석한다. 함정을 타고 해군기지에 입항 ,강정마을 주민들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제주 4·3 70주년 추념식장에서 ’제주에 봄이 오고 있습니다‘라고 했다”며 “그러나 이 가을 문제인 대통령은 군함을 몰고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사과‘하겠다고 찾아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오늘 대통령이 강정을 찾아 화려한 미사여구로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한들, 이미 찢겨져 버린 강정주민들의 마음의 상처는 치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관함식 개최 과정에서 주민들에게 행한 청와대의 회유와 갈등 조장의 과정을 돌아보면 오늘 대통령이 하는 모든 언사 역시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정상이 모여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를 실현해 가는 이때에, 정작해군기지가 당초 약속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아닌 명백하게 군사기지임을 전 세계에 선언하는 자리에서 과연 무슨 평화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11일 오전부터 해군기지 앞에서 관함식 반대 피켓 시위를 벌였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오전부터 강정 해군기지 앞에서 관함식 반대 피켓 시위를 벌였다. 해상사열 참석자들이 탑승한 차량이 기지 안으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몸으로 막아서면서 경찰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합법적인 집회 공간에서 군대가 나서 강정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을 사찰하고 불법 채증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난 정권과 한 치도 달라지지 않았다”며 “집회의 자유를 말살하고 반 인권적인 해군의 작태에 대해서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며, 또한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참모습이라면 우리는 다시 싸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관함식을 열면서 ‘제주의 바다, 세계평화를 품는다’는 것은 언어도단에 불과하다”면서 “욱일기 문제로 일본 함정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군사력 과시와 전쟁무기 사열이 축제의 장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군함으로는 평화를 만들 수 없다”며 “한반도의 주민들은 지난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대화의 힘을 확인했으며, 문제는 신뢰이지 더 강한 군사력이나 더 많은 군사비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평화적 수단에 의한 평화만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사실을 직감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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