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충북교육감
[대전=일요신문] 육군영 기자 =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지난 공약에서 교육의 혁신과 복지, 그리고 소통과 참여를 강조하며 학교업무 효율화, 유아 특수교육 강화,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올해 6월 13일 취임했다.
취임 100일을 맞은 김병우 교육감을 만나 충북의 교육과 복지,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본다.
- 대안학교는 다른 학교와 무엇이 다른가?
“대안학교는 학습자 중심의 다양한 교육을 하는 학교입니다. 가르침은 같지만 배움은 서로 다릅니다. 배움의 정도와 적응하는 힘 등 모두가 다 개인마다 다릅니다. 정해진 정답이 아니라 학습자 개개인이 자신에 맞는 해답을 찾도록 도와주는 학교가 대안학교입니다. 민주시민 역량교육과 자기주도 학습능력과 자기관리, 협업·소통 능력을 각자의 수준에 맞게 천천히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 교육청은 지난해 3월 공립 대안학교인 은여울 중학교를 개교했습니다.
당시 입학한 3학년 학생 13명 모두가 중도 포기 없이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우리 교육청이 지향하는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 현실 속에서 꽃을 피운 것입니다. 사과 속의 씨앗은 셀 수 있지만, 씨앗 속의 사과는 셀 수 없습니다. 교육은 씨앗 속에 든 무한한 가능성의 사과를 그리며 싹 틔우고 길러서 열매 맺도록 북돋는 것입니다. 대안교육은 무한한 가능성의 사과를 보여줄 것입니다.”
- 공립형 대안고 설립 추진은 어떻게 하고 있나.
“학교를 설립하는 절차가 간단치가 않아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빠르면 2021년, 늦으면 2022년 개교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공립형 대안고등학교 설립을 위한 정책연구를 진행하면서 설립 TF팀과 대안교육 연구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TF팀은 대안교육에 대한 경험과 식견이 있는 전문가와 교사, 정책연구 전문 장학사들로 구성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대안교육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을 모아 연수를 진행하고 그 교사들을 중심으로 ‘대안교육연구회’를 만들었습니다. 연구회는 대안교육을 잘 할 수 있는 교사를 육성하는 역할을 합니다. 세계에서 제일로 좋은 대안고등학교가 설립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 공립형 대안고 설립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덴마크와 프랑스를 다녀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방문 장소와 이유는?
“프랑스 프레네 교육현장과 덴마크 갭이어(Gab-year)학교인 에프터스콜레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먼저 프랑스 프레네 교육은 공교육 안에서 교육의 변화 주도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삶과 연계된 자유로운 글쓰기, 학생들마다 자신의 학습계획을 가지고 공부를 하는 모습, 놀이가 아닌 일을 통해 배움을 유도하고 결과가 아닌 과정을 스스로 터득하게 하는 등 다양한 교육실천의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어 매우 유익했습니다.
덴마크에서는 공교육과 대안교육이 일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상호 보완적인 시스템을 유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교육에 대한 학부의 선택권을 존중하면서도 교육이 일어나는 곳에는 과감하게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시스템은 솔직히 부러웠습니다. 특히 갭이어학교인 에프터스콜레를 두 곳 방문했는데 그곳 학생들의 구김이 없고 생동감 넘치는 표정은 지금도 지워지질 않습니다. 생동감의 원천은 1년간 자신이 관심이 있거나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 배우면서 뒤도 돌아보고 옆도 살피며 자신의 삶의 전망을 세우는 교육방식이었습니다. 부럽기도 했지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습니다.
덴마크의 대안교육은 우리의 대안교육을 그리는데 참고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150년 역사를 가진 덴마크의 대안교육을 흉내낼 수 도 없고 흉내를 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우리는 우리에게 맞는 대안교육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충북교육청의 대안교육이 꽃을 피우고 행복한 교육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학부모 절반 이상이 교육 현안 해결을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했는데.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가 지난 8월 도내 학부모 821명에 대해 한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 58.5%의 학부모께서 제가 교육현안 해결을 매우 잘하거나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신다고 답변하셨다고 합니다. 교육가족인 학부모님들께서 충북교육혁신에 적극적인 긍정의 지지와 박수를 보내 주신 것이라 그 의미가 매우 깊습니다. 매우 큰 힘이 됐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교육의 힘으로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는 뜻으로 알고 맡겨 주신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켜봐주시고 참여해주시고 협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 행복씨앗학교 2.0을 발표했는데 행복씨앗학교의 지난 성과와 앞으로의 운영계획을 말해 달라.
“민주적 학교문화와 교육과정 혁신 기반이 조성되고 학생 존중의 학교 풍토가 마련된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앞으로는 행복씨앗학교 운영성과를 널리 알려 학교 혁신 일반화에 중점을 두고자 합니다. 매년 7개교 내외의 행복씨앗학교를 지정해 현재 42개에서 2022년 70개교까지 늘릴 예정입니다. 지역사회 협력, 학교자치, 교육과정 자율화, 초·중등 연계 등으로 학교별 중점 추진방향을 설정해 다양한 학교혁신 모델을 창출할 것입니다. 특히 지역 학교혁신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시군별 학교혁신연구회 운영 등으로 능동적 학교혁신이 정착되도록 힘쓸 것입니다. 도교육청 각 부서의 각종 모델학교 사업에 행복씨앗학교 중점추진과제를연계하는‘행복동행학교’도 운영해 행복씨앗학교 일반화를 추진해 갈 것입니다. 나아가 내년부터는 학교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교당 1000만원의 학교민주주의 운영비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행복씨앗학교는 충북교육혁신의 역량이 모아진 학교입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립니다.”
- 도민에게 더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면.
“과거의 방식으로는 가르칠 수도, 배울 수도 없기 때문에 전 세계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교육혁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리 충북도 미래인재를 키우는 수업혁신과 학교 혁신의 바람을 더 널리 확산시켜 나가야 합니다. 강제가 아닌 자발성에 기초한 교육, 오늘의 배움이 즐거워 내일이 기다려지는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도민께 약속드린 ‘교육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노력에 노력을 더하겠습니다. 참여, 소통, 협력의 교육을 위해 충북도민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으는 창구를 더 활짝 열겠습니다. 일요신문 애독자 여러분과 충북도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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