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간 2.4㎏ 감량 목표로 하루 300㎉씩 소비…가령 걷기 20분·계단오르기 10분·맥주 한 잔 줄이면 끝
일본 히다치가 직원들을 위해 개발한 ‘3% 다이어트’법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불룩 튀어나온 뱃살이 고민이다. 흔히 뱃살을 두고 ‘우리 몸의 시한폭탄’이라고 부른다. 단순히 외관상의 문제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허리둘레가 남자는 88cm, 여성은 81cm 이상이라면 요주의. 여기에 혈압, 혈당, 중성지방 등 위험요인 가운데 2가지 이상 해당하는 사람은 ‘대사증후군(내장 지방형 비만)’으로 판정한다. 특히 대사증후군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심장질환과 뇌졸중, 암 등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반드시 관리가 필요하다.
이렇듯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바쁜 생활 속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굳은 의지로 시작해도 실패를 거듭하기 일쑤. 과연 이대로 그냥 포기할 수밖에 없는 걸까. 이와 관련, 일본 주간지 ‘주간포스트’는 성공하기 쉬운 진짜 다이어트 법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매체에 따르면 “전자제품 회사인 히다치가 근로자들의 심장질환, 뇌졸중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내장지방 격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한다. 그리고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받은 325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펼친 결과, 놀랍게도 72%가 대사증후군에서 탈출했다.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은 중성지방 수치와 공복 혈당치, 허리둘레, 체중이었다.
일반적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신장별 표준체중을 목표로 삼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몸무게가 80kg인 사람이 표준체중을 기준으로 ‘20kg 감량’을 목표로 정했다고 하자. 가야 할 길이 너무 멀고 험난해 중간에 지치기 쉽다. 설령 다이어트에 성공하더라도 급격한 체중감량은 요요현상을 불러올 뿐 아니라, 간에도 큰 부담을 줘 오히려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히다치식 다이어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체중의 3% 감량을 목표로 정한다. 몸무게가 80kg이라면 ‘2.4kg 감량’이 목표가 되는 셈이다. 확실히 해볼 만한, 실현 가능한 숫자다. 이때 감량 속도는 전날보다 50g씩 가벼워지는 걸 권장한다.
‘고작 하루에 50g이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얼추 달걀 1개와 비슷한 무게다. 하지만 2개월 지속할 경우 3kg 감량이 가능하다. 어디까지나 무리하지 않고, 건강하게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이 다이어트 성공의 철칙이다. 매일매일 어제보다 50g씩 가벼워질 것. 참고로 50g을 지방으로 환산하면 대략 300kcal에 해당한다. 즉, 평소 생활에서 300kcal 만큼 더 움직이거나 먹는 양을 줄이면 된다. 물론 운동과 식사를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하루에 300kcal를 소비하기 위해서는 1시간 이상을 열심히 걸어야 한다. 그런데 100kcal씩 3번으로 나눌 경우 좀 더 실천하기 쉬워진다. 가령 걷기 20분, 계단 오르기 10분을 병행하고, 맥주 한잔을 덜 마시면 되는 것이다.
100kcal 운동 체중 70kg 경우(이미지 출처 : NHK 프로그램 ‘갓텐’)
100kcal에 해당하는 음식들 ·밥 1/3공기 ·찐 고구마 1/2개 ·감자 1개 ·밤 3개 ·우유 1잔 ·맥주 200ml ·오렌지주스 200ml ·와인 120ml ·새우튀김 1개 ·계란 프라이 1개 ·버터 바른 토스트 1/2개 ·꽁치구이 반 토막 |
포인트! ◎목표는 하루 50g 감량 ◎지방 50g=100kcal 카드x3 ◎몸무게를 매일 기록한다 |
‘주간포스트’에 의하면 “히다치 직원들은 이렇게 하루 300kcal를 소비하기 위해 ‘100kcal 카드’를 적극 활용했다”고 한다. 100kcal에 상당하는 운동과 음식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는 카드로, 이 가운데 3장을 선택해 그대로 따라하거나 해당 음식을 덜 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어트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수칙은 매일 체중을 재고 기록하는 일이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기 전, 하루 중 체중이 가장 가벼울 때와 잠자리에 들기 전 체중을 측정한다. 매일 같은 시간에 몸무게를 잰 다음 그래프로 표시하면 된다. 목표는 앞에서 말했듯이 전날보다 50g 가벼워지는 것. 다만 체중이 증가하는 날도 있기 마련이다. 가급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그래프가 조금씩 하향선을 그리도록 노력하자.
이처럼 ‘체중을 서서히 줄여가는 방법이 몸도, 마음도 편하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일본 비만학회도 2016년 개정한 ‘비만증 진료 가이드라인’에서 “우선 체중 감량 목표를 3%부터 시작하라”고 제안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야자키 시게루 부이사장은 “2012년 후생노동성의 조사연구에 의하면 체중의 3%를 감량해도 혈압과 지질, 혈당치 같은 수치가 눈에 띄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일본 여자영양대학의 아사오 다카코 전임강사는 “히다치식 다이어트가 감량에 고전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들어 다이어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준다”고 전했다.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지’ 떠올리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은 명확한 수치 목표가 설정될 경우 성과가 나오기 쉬운 경향을 보이므로 남성용 감량법이라고 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실제로 몸무게가 90kg인 사람이 표준체중이 되기 위해 30kg를 감량하는 일은 매우 힘들다. 그러나 2.7kg 감량이 목표라면 허들이 훨씬 낮아진다. 몸무게가 1kg 줄면 허리둘레가 1cm 정도 줄어든다. 3% 감량으로 3kg 안팎의 다이어트에 성공했을 시 벨트 구멍 한 개가 줄어드는 셈이다. 아사오 전임강사는 “이렇게 구체적인 성과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생활습관을 개선해나가다 보면 심장병과 뇌경색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작은 성과들에 희열을 느끼면서 즐겁게 다이어트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동안은 내장지방을 빼기 위해 배고픔을 참는 것이 필수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상식’이 변하고 있다. 하루에 50g 감량을 목표로 하는, 무리하지 않는 감량법이 건강장수를 위한 새로운 상식으로 정착 중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