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서 만난 ‘교수-수험생’ 면접장에서 만날 가능성 높아 형평성 논란
대학교 항공운항과 현직 교수들이 승무원학원의 강의와 행사 등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그래픽=백소연 디자이너
학교·전형별로 다르지만 항공서비스학과 수시 입시 면접의 반영 비율은 보통 60~70%에 이른다. 사실상 면접이 입학의 당락을 결정짓다 보니 유명 승무원학원에서 진행하는 강의 및 입시설명회, 모의면접 대회 등은 대부분 면접과 관련된 것들이다. 항공서비스학과 입시 종합반 수강료만 보통 100만 원 후반대에 이른다.
문제는 일부 현직 대학교 항공서비스학과 교수가 이러한 학원 강의와 행사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수험생들에게 유명한 A 승무원학원은 아예 홍보 기사와 홈페이지를 통해 전·현직 항공서비스학과 교수들로 구성한 항공과 단기반을 운영해 실전 모의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A 학원 관계자는 별다른 문제 의식이 없는 듯 “일부 대학의 현직 교수님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A 학원을 포함해 여러 대형 승무원학원에서 진행하는 모의 면접 대회와 입시 설명회에는 매년 현직 항공서비스학과 교수와 항공사 관계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대형 승무원학원에서 주최하는 모의 면접 대회는 대학 수시 면접과 비슷한 상황을 연출해 면접관이 지원자를 평가하고 피드백을 주는 대회로 사실상 항공서비스학과 입시 준비의 마지막 단계로 여겨진다. 지난해 A 학원에서 진행한 모의 면접대회에는 한 4년제 사립대학교 항공서비스학과 주임교수가 면접관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물론 승무원학원 강의·행사에 참여하는 대학교수는 주로 겸임교수나 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로 수시 면접관으로는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A 학원 대표강사가 출강교수로 속한 한 사립 전문대학교 관계자는 “누가 면접관으로 참여하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우리 학교의 경우 출강 교수님들은 면접관으로 참여하시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B 승무원학원 관계자는 “학원에서 말하는 현직 교수는 항공운항과 교수를 준비하기 위해 학원에서 강의 경력을 쌓고 있는 사회교육원 교수나 직업전문학교 교수가 많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 승무원 준비 카페에 올라온 학원 광고.
하지만 실제 항공서비스학과 수시 면접관도 학원 강의와 모의 면접 평가에 참여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대형 승무원학원인 C 학원 관계자가 승무원 준비 카페에 올린 광고에는 ‘실제 학교의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항공과 교수들이 학원에서 진행하는 모의 면접에 참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기자는 해당 광고를 올린 C 학원에 모의면접 참여와 수강에 대해 문의하며 현직 면접관이 실제로 강의를 하는지 물어봤다. C 학원 관계자는 “(모의면접 대회는) 답변도 미리 만들고 스피치 교정, 이미지 메이킹, 발음 교정까지 끝난 친구들이 교수님께 체크를 받을 기회”라면서 “항공서비스학과 면접관이 강의하긴 하지만 정확한 내용은 오픈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현직 교수의 학원 강의와 행사 참여는 사립대학 자체 규정에 의지하는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직 교수의 학원 활동이 문제가 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해당 교수가 학교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겸임교수라면 본래 소속이 어딘지 어떻게 채용했는지 면접관으로 참여를 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 사립대 항공서비스학과 관계자는 “우리 학교의 경우 교수들의 학원 출강, 입시설명회 참여 등을 자체 규정으로 금지하고 있다”며 “그런 부분들을 허용하면 승무원 학원으로서는 홍보가 되겠지만, 학교와 학원이 결탁했다는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