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94개’ 몸집 불리기 치중 탓 시너지 없어 적자 확대…“풍선 터지면 연쇄 타격”
옐로모바일 본사 전경. 박정훈 기자.
옐로모바일이 최근 잇단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9월 매매대금 미지급에 따른 계약 해제로 핀테크 자회사 데일리금융그룹의 경영권을 내주고 2대 주주로 밀려났다. 암호화폐 거래소 자회사 코인원과 대여금 반환 소송도 진행 중이다. 옐로모바일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콘텐츠 플랫폼 딩고 등 알짜 자회사의 지분을 매각키로 했다.
옐로모바일이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 데일리금융그룹 지분을 인수하면서다. 옐로모바일은 “핀테크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며 포메이션그룹이 보유한 데일리금융그룹 지분 52.39%를 인수했다. 그러나 인수 대금을 제대로 치르지 못해 30%가량의 지분을 반환, 최대주주 자리를 다시 포메이션그룹에 넘겨줬다.
이 과정에서 옐로모바일과 데일리금융그룹 간 균열이 가시화됐다. 옐로모바일이 최대주주가 되자 데일리금융의 주요 임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또 데일리금융은 지난 5월 펀드온라인코리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모회사 옐로모바일이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자 인수를 포기해야 했다.
업계에서는 수년 전부터 옐로모바일의 위기를 예견하고 있었다는 반응을 보인다. 급격한 인수합병으로 몸집 불리기에 성공했으나 기업 간 시너지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수년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던 탓이다. 2013년부터 적자를 이어나가던 옐로모바일은 2017년에는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24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무려 246억 원으로 1년 만에 10배로 늘어났다.
점점 커져가는 적자 규모에서 벗어나기 위해 옐로모바일은 2015년부터 상장을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옐로모바일 관계자는 “계열사가 워낙 많아 조직을 정비해나가는 중이며 앞서 딩고와 제이티넷 등을 매각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며 “상장과 관련해서는 현재 가시적으로 나온 것이 없어 답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옐로모바일의 위기가 곧 자회사인 다수 스타트업 벤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 스타트업은 자회사이자 동시에 주식 맞교환을 통해 옐로모바일의 주주이기도 해 어려움이 닥치면 피해 규모가 더 클 가능성이 있다. 최근 불거진 코인원과의 소송전처럼 지주사 격인 옐로모바일이 자회사들로부터 차입한 금액을 갚지 못하거나 데일리금융의 펀드온라인코리아 인수 포기 때처럼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옐로모바일은 대규모 투자 유치를 통해 공룡 스타트업 그룹으로 성장했지만 외형 성장에 비해 자체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됐고, 복잡한 지배구조 탓에 경영합리성까지 놓쳤다”며 “옐로모바일이라는 풍선이 터지면 그 안에 있던 스타트업체들은 어려움만 떠안은 채 각자도생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