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대학생들의 193일 지구 여행기 책으로 담아
쌍둥이 대학생들의 193일 지구 여행기
[경남=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쌍둥이 여대생 2명이 193일 동안 지구를 한 바퀴 돈 여행기를 책으로 담아 냈다.
이들은 21개 나라, 41개 도시를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깔끔하고 다양한 사진으로 묶었으며, ‘짧은 다리들로 어쩌다가 지구 한 바퀴, 193일의 기록’이라고 재밌는 부제를 붙여 ‘쌍둥아! 어디까지 가?!’를 타이틀로 잡았다.
국립 경상대학교(GNUㆍ총장 이상경) 공과대학 산업시스템공학부 산업공학과 4학년 조아람 학생과 법과대학 법학과 4학년 조보람 학생은 쌍둥이다.
두 학생은 2016년 8월 8일부터 2017년 2월 16일까지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대장정을 해냈다. 그리고 그 여행 기록을 한 권의 책으로 낸 것이다. 책은 ‘글’이라는 것과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공대생 조아람 학생이 썼다.
여행을 떠난 계기에 대해 조아람 학생은 “저는 현실을 도피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학교생활이나 교우관계에 있어 딱히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평소처럼 하루를 잘 마치고 방에 돌아왔는데 갑자기 이런 삶들이 공허해졌어요. 겉으로는 잘 익은 것처럼 보이지만 속은 텅텅 빈 그런 열매처럼 말이에요”라고 말한다. 조보람 학생은 “정말 더 넓은 세계로 나가 많은 것을 직접 경험하며 배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쌍둥이지만 출발 동기는 조금 달랐다.
이들은 193일 동안 러시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노르웨이, 네덜란드, 벨기에, 영국, 프랑스, 모로코, 스페인, 미국,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브라질, 태국, 말레이시아, 라오스, 베트남 등 21개 나라를 돌았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러시아를 거쳐 유럽에서 아프리카, 북미, 남미로 건너갔다가 다시 동남아시아를 돌아 귀국했다.
쌍둥이 자매가 여행한 도시는 자그마치 41개나 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영국 런던이라고 말한다. “러시아와 유럽에서 ‘카우치서핑’이라는 여행자 문화교류 커뮤니티를 이용해서 현지인들과 함께 지내며 서로의 문화를 주고받는 여행을 했어요. 이를 통해 우리가 읽었던 책의 작가와 친분이 있는 호스트를 만나기도, 소니뮤직 대표를 만나기도 했어요. 정말 어떻게 이런 만남이 있을 수가 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한 인연이었죠. 또한 한인교회에서 만난 연심이 언니가 런던에서의 여행을 더 풍요롭게 해주었죠”라고 말했다.
책을 내는 과정도 남달랐다. 요즘 유행하는 크라우드 펀딩을 생각해 냈다. 꿈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자금이 없는 창작자들이 자신의 창작물을 세상에 내보이기 위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후원을 받는 방식이다. 창작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목표 금액을 설정하고, 후원으로 목표 금액을 달성해야만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다.
조아람 학생은 “이 책에 담긴 글들이 전문 작가들처럼 잘 쓴 글이 아니더라도, 일상을 여행하는 독자들을 따뜻하게 격려할 수 있는, 그런 글이 됐으면 해요. 또래의 대학생들이 대학생 때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려보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