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트란스해운’ 계열사 포함 취지로 2021년 3월경 작성…HDC “정 회장이 고의로 은폐할 부당한 의도 없다”

정몽규 회장(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에이치디씨’의 동일인)의 지정자료 허위제출행위 건에 대한 공정위 심의 속기록에 따르면 인트란스해운을 계열사로 포함해야 한다는 취지의 내부 문건은 2021년 3월경 작성됐다.
해당 문건에는 인트란스해운의 지배구조 및 실질 지배력 여부에 대한 검토 내용 등이 담겼다. 계열사 포함 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내부 판단 자료로 추정된다. 이후 공정위에 제출된 기업집단 지정 자료에서는 인트란스해운이 계열사로 포함되지 않았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허위로 제출하거나 계열사를 누락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단순한 누락인지, 사전에 검토된 사안을 반영하지 않은 것인지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검찰이 정몽규 회장을 약식기소하면서 벌금형 가능성이 높지만, 법원이 사안의 중대성을 인정할 경우 정식 재판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2021년 정몽진 KCC 회장의 계열사 누락 사건은 검찰이 약식 기소를 했지만 법원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HDC 측은 인트란스해운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이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 측은 해당 기업이 독립적으로 운영됐으며, 그룹 차원의 지배·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계열사로 포함하지 않은 판단에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또한 내부 보고서와 관련해서도 해당 문건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자료일 뿐, 최종 판단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기업집단 지정 과정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그 자체가 곧 최종 결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속기록에 따르면 비서실의 A 매니저가 경영혁신팀 B 차장한테 허위 또는 미제출 시 그룹 총수에 대한 고소, 고발에 따른 형사처벌, 벌금 등의 페널티가 주어질 수 있어 공정위 요청 자료에 대해 신중을 기한 작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내용이 담겼다.
관심을 끌고 있는 부문은 정몽규 회장이 이 같은 사실을 인지했는지 여부다. 정몽규 회장이 고의로 해당 계열사를 누락했다면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HDC 측은 정몽규 회장이 인트란스해운을 기업 집단에 포함해야 한다는 보고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트란스해운 관련 검토가 이뤄졌던 조직에도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담당하는 부서는 경영혁신팀의 팀장과 대리 2명으로 구성됐는데, 팀장과 대리급 직원이 이듬해 회사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대리 직급인 직원은 인트란스해운을 기업집단에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의 내부 검토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HDC 관계자는 “정몽규 회장은 이들 회사의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이를 고의로 은폐할 부당한 의도나 동기 또한 없다”면서 “(이들 회사는) 1999년 HDC가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 독립한 이래 거래도 없었고, 채무보증 등도 전혀 없는 회사들로 당사와 지분 보유 관계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회사”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친족이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경제적 독립성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을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범위에 포함하는 것이 법리상 ‘실질적 지배력’을 기준으로 하는 공정거래법의 입법 취지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법리적 검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